대형 투자신탁회사들이 6개월여만에 채권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대우채권 환매가 일단락된데다 CBO(후순위채)펀드및 신탁형저축등으로
자금유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전문가들은 이에따라 채권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21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신 대한투신등 양 투신사들이 최근들어
채권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대형 투신사의 채권매수세는 사실상 지난해 8월이후 6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임찬익 한화증권 채권팀장은 "그동안 일부 우량 투신운용사들만 채권을
간헐적으로 매수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한국투신 대한투신등 대형 투신사
마저 채권매도를 중단하고 매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는 규모가 적고 만기가 짧은 단기물에 국한되고 있지만
조만간 장기물까지 매수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신사들이 매수하는 종목은 연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및 1년이내의
통안채, 유동성이 풍부한 3년및 5년짜리 국고채다.

대형 투신사들이 채권을 매수하고 있는 것은 대우채권 환매에 따른
자금이탈 규모가 많지 않은데다 하이일드.CBO(후순위채)펀드, 신탁형저축
등으로 신규 자금유입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대우채 환매가 본격화된 지난 2일이후 이날까지 대형 투신사의 CBO펀드에는
2조원이, 신탁형저축에 1조6천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권경업 대한투신 채권팀부장은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은 주춤하지만
채권을 살수 있는 CBO펀드와 신탁형저축으로 신규자금이 급속하게 들어오고
있다"면서 "만기가 짧은 채권부터 서서히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중자금이 금융권 내부에 맴돌고 있는 만큼 투신뿐 아니라 금융기관
의 채권매수세는 한층 강해질 전망이며 따라서 단기적으로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투와 대투의 신탁재산 클린화작업이 가속화될 경우 양 투신의 채권
매수세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2조원와 1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투 대투는 이 돈으로 공사채형
펀드에 편입된 부실채권을 고유계정으로 사들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경우 펀드수익률의 경쟁력이 높아져 공사채형펀드로의 자금유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설명이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