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선물가격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얼굴인 미국계 선물 전용펀드의
매매비중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에 외국인이 후장마감무렵 돌연 대량의 선물을 매수하자 선물가격
이 급등세로 돌아섰다.

105까지 내려갔던 선물3월물 가격이 115로 치솟아 올랐다.

현물시장과 비교하면 분명 비정상적인 현상이었다.

결국 17일 선물시장은 전날 과도하게 올랐던 거품이 꺼지느라 선물가격이
장중 내내 약세를 면치 못했다.

현물시장의 종합주가지수와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

대개 선물가격은 종합주가지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가격
왜곡이 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외국인의 선물매매에 선물가격이 급등락하는 탓에 국내 기관투자가
들과 일반투자자들은 장중 외국인의 눈치를 살피며 추격 매매에 나서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16일 외국인의 선물 매수거래비중은 14.15%, 매도거래비중은 9.56%
였다.

지난달 31일 각각 3.94%, 3.87%였던 것에 비해 훨씬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12월27일에는 3.22%, 2.35%에 불과했다.

반면 일반투자자들의 매매비중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27일 매수거래비중은 47.42%, 매도거래비중은 48.76%였다.

하지만 이달 16일엔 33.80%, 37.28%로 뚝 떨어졌다.

현대증권 법인영업팀의 노선 과장은 "그동안 미국계 헷지펀드인 타이거펀드
가 국내 선물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외국인 투자자
들이 속속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과장은 "특히 선물투자만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계 선물전용펀드들이
늘어나 시장비배력이 높아졌다"며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외국인의 매매
추이에 선물가격이 휘둘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