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15일 사상 최대낙폭을 보이며 급락한데다 정부가 증시자금의 코스닥 집중에
대한 대책을 마련중이어서 앞으로 장세도 불투명하다.

외국인들이 이날 21일만에 처음으로 순매도로 돌아섰다.

규모는 1백76억원으로 그렇게 많지 않았으나 외국인들이 순매도하고 있다는
소식은 일반투자자들의 경계심리를 급속히 확산시켜 대량 매물을 불렀다.

비록 외국인의 매매비중은 1~2%대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코스닥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투자심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거래소시장의 낙폭이 컸던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영목 대우증권 과장은 "종합주가지수는 최근 이틀동안 무려 73포인트나
떨어졌다"며 "비록 코스닥시장이 증권거래소와 차별화된 시장이라고는 하지만
나홀로 강세를 보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거래가 너무 많았다는 점도 부담을 주었다.

전날 거래대금은 6조4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증권거래소시장 거래대금의 두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김진수 LG증권 조사역은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량거래속에 장중고점대비
13포인트 이상 하락하면서 장대음봉을 만들어내 거래상투가 아니냐는 불안
심리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3천억원이상 늘어난 미수금은 악성매물을 불러냈고 V자형 반등에
대한 불안심리도 높았다.

향후 주가는 어떨까.

시황 분석가들은 주가 전망을 꺼리고 있다.

주가가 워낙 널뛰기를 하는데다 증시자금의 코스닥 집중에 대해 정부가
제동을 걸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황 분석가들은 향후 코스닥지수는 외국인동향에 달려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김관수 신흥증권 코스닥팀장은 "현국면에서 일반인 투자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는 외국인"이라며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 그래프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로선 외국인이 주식을 대규모로 내다팔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론
이다.

외국인이 그동안 사들인 주식을 손해를 보면서 팔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부가 거래소 자금의 코스닥 이동을 막기 위해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장기조정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