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적으로 볼 때 코스닥시장과 증권거래소시장의 역전현상은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시장은 아직 성장초기단계인데 반해 증권거래소시장은 성장단계를
지나 이미 성숙단계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우선 거래대금부터가 그렇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 증가는 현기증이 날 정도다.

지난해 9월1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1천7백16억원에 불과했다.

이날 증권거래소시장 거래대금은 무려 4조5천8백83억원에 달했다.

비교조차 할수 없는 차이였다.

하지만 지난해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12월1일 1조8천2백37억원까지
늘어났다.

올들어서도 이같은 증가세를 계속됐다.

이달초 3조~4조원대를 기록하다 지난 8일부터는 거래소시장 거래대금을
웃돌았다.

도양근 코스닥증권시장(주) 대리는 "단기적으로 다시 증권거래소시장 거래
대금이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을 웃돌 가능성이 있지만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
증가추세를 감안할 때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거래량 증가도 눈부시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은 지난해 10월까지만해도 1천만~2천만주 수준이었지만
11월에는 8천만주대로 올라선뒤 최근 석달동안은 1억주를 웃돌고 있다.

이에 반해 증권거래소시장 거래량은 지난해 9월1일 이후 줄곧 2억~3억주대
에서 맴돌고 있는 실정이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은 가파른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권거래소시장
거래량은 제자리 걸음이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수도 마찬가지다.

코스닥시장 등록종목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 98년말 3백31개이던 등록기업수는 99년말 4백53개로 늘어났다.

코스닥 등록기업수는 상반기중 7백개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3백개 정도의 기업이 추가로 코스닥 등록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수는 최근 몇년동안 별 변화가 없다.

7백개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 장기간 정체돼 있다.

올해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중인 기업수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반기쯤이면 코스닥시장과 거래소시장의 역전현상이
굳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거래량 거래대금 기업수 등 3개부문은
상반기내에 역전현상이 고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첨단기술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싯가총액은 여전히 증권거래소가 압도적으로 우위다.

11일 현재 싯가총액을 보면 코스닥시장 99조원, 증권거래소 3백35조원이다.

코스닥시장의 싯가총액이 많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증권거래소시장의
30% 수준이다.

덩치가 큰 기업들이 거래소시장에 몰려 있어 싯가총액은 상당기간동안
증권거래소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