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은 계절이었다.

습기를 머금은 구름이 많으니 입춘을 지난지 열흘이 넘었음에도 눈을
뿌렸다.

하기야 입춘을 지냈던 말았던 눈을 내리고 말고는 하늘의 뜻이지 인간의
정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다만 대한이나 소한에 뿌리는 눈은 사나흘이 지나도 잘 녹지 않지만 우수를
코 앞에 두고 뿌린 눈은 하루를 버티지 못한다.

같은 눈이라도 자연의 섭리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봄눈은 봄눈이 가지는 운명에 따를 뿐이다.

운명을 피할 수 없는 것은 주가도 마찬가지다.

상장시장은 종합주가지수 870과 990의 박스권, 코스닥시장은 전고점부근의
매물 소화여부가 각자가 가진 운명이다.

< 허정구 기자 huhu@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