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주간사 따내기 경쟁이 등록예정기업의 공모가격을 부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증권사 기업금융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코스닥 등록을 앞둔 기업들중
상당수가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예정공모가격"을 기준으로 주간사를 선정
하고 있다.

높은 예정공모가격을 써내는 증권사를 주간사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증권사들은 주간사를 맡기 위해 경쟁적으로 공모가격을 올리고
있다.

최근 증권사를 대상으로 주간사선정을 위한 입찰을 실시했던 A기업 사장은
"한 증권사가 상황이 불리해지자 갑자기 당초보다 2배나 높은 공모가격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공모가격이 본질가치보다 턱없이 높아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코스닥시장 등록에 재도전하는 11개사의 예정
공모가격이 모두 지난해보다 높아졌으며 심지어 지난해보다 예정공모가격이
2.5배나 상승한 회사도 있었다.

증권사들이 주간사 경쟁을 벌이는 대상은 주로 내재가치가 뒷받침되는
유망종목들이다.

B증권 기업금융부 관계자는 "유망종목의 주간사업무를 많이 수행해야
향후에도 다른 기업의 주간사 업무를 따내기 쉽다"고 설명했다.

첨단기술주 열풍이 불면서 투자자들은 가격불문하고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
시장조성에 대한 부담감도 심하지 않다.

그러나 공모가격 상승의 위험 부담은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뒤집어쓰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가 침체기로 접어든다면 주가 폭락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