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다시 달아 오르고 있다.

7일까지 거래일수로 6일째 상승행진이다.

이 기간동안 코스닥지수는 무려 34%나 뛰었다.

지난달만까지만 해도 온통 잿빛이던 코스닥시장이 순식간에 장미빛으로
바뀌었다.

향후 전망도 밝다.

시황 분석가들은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온탕과 냉탕을 넘나드는 코스닥시장 속성을 감안해 주변종목보다는
업종대표 종목이나 우량종목을 매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 외국인이 기폭제 =외국인의 바이 코스닥(buy kosdaq)이 반등의 주역이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15일 연속 코스닥 주식을 사들이는 등 올들어서만 벌써
4천2백22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하루최대인 1천1백66억원규모의 주식을 순수하게
사들였다.

여기에 고무된 일반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사자에 가세하자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줄곧 주식을 내다팔던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3일 4백54억원규모의 주식을
대거 매수하는 등 매매패턴을 바꿀 태세다.

박종렬 교보증권 코스닥분석팀 조사역은 "워버그딜론리드 ABN암로 ING베어링
등 외국계증권사들이 잇달아 외국인대상 기업설명회를 개최함에 따라
외국인들이 코스닥 등록종목의 기업가치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외부여건도 좋은 편이다.

바깥요인을 보면 미국 나스닥지수가 지난주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첨단기술주에 대한 관심을 다시 높여 놓았다.

미국의 금리인상폭도 당초 예상의 절반수준에 그쳤다.

내부적으로는 대우채 환매가 금융기관의 유동성위기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김분도 대우증권 투자분석팀 조사역은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올랐다는 것
외에는 악재를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앞으로는 어떨까 =시황 분석가들은 추가상승이 가능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술적으로 보면 190~230선대의 두터운 매물벽을 거뜬하게 넘어섰다.

60일 지수이동평균선(220포인트대) 등 저항선 역할을 하는 제반 이동평균선
들도 차례로 상향돌파했다.

시장에너지도 충천했다.

당초 대부분 시황분석가들이 이날 조정을 예상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시장은 오히려 상승속도를 높였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3조원에 육박하는 거래대금은 코스닥시장에
집중된 시장 에너지를 잘 보여 준다"며 "전고점(279.97)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가는 단 6일만에 벌써 저점(1월27일, 178.50) 대비 34%나 올랐다.

종목별로는 40-50%이상 오른 종목도 많다.

숨이 턱에 찼다.

그러나 조정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시황분석가들은 전망했다.

대우증권의 김 조사역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6일연속 상승 기록이
나왔다"며 "조만간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래가 뒷받침되고 있어 조정은 길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 변수는 역시 외국인 =향후 주가의 최대변수는 외국인 동향이다.

시황 분석가들은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다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
했다.

사실 지난해말 이후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을 선도했다.

지난해 10월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자 코스닥지수는 긴조정을
끝내고 급등했다.

그러나 12월부터 외국인이 주식을 팔기 시작하면서 코스닥시장은 큰폭의
조정을 보였다.

비록 외국인의 매매비중은 5%대 미만이지만 일반인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또한 미국 나스닥시장 동향도 놓치면 안된다.

최근들어 나스닥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동조화 현상이 많이 약화됐지만 코스닥
시장이 세계 증시흐름을 무시하고 나홀로 강세를 유지하기란 불가능하다.

대유리젠트증권의 김 이사는 "7일에는 코스닥 주가가 옥석구분없이 무차별적
으로 올랐다"며 "외국인 선호종목, 내재가치가 뒷받침되는 종목 등으로 관심
종목을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