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장기적인 과제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주가관리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경련회관에서 지난2일 개최한 기관투자가 대상 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삼성의 박상호 상무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중 배당
보다는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하고 "자사주
매입후 소각할 경우 액면분할을 병행한다면 주가의 급등락없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다면 그 규모는 배당금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4천3백억원규모의 배당을 실시한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은 미국등에서는 흔히 실시되는 것으로
발행주식수 감소로 기업의 주당가치가 높아지면 자연히 주주들에게 이익이
된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10년간 8차례의 액면분할과 1백12억달러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한 적이 있다.

<>증시 영향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같은 방식을 시행한다면 국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I 현대중공업 등 돈을 많이 벌고 있지만 주가가 하락하는 회사들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방식이라는 것.

사실 엄청난 유무상증자로 발행주식수가 대폭 늘어난 한국증시의 입장에서도
주식수가 줄어드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당장 이 방식을 실시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는 견해도 만만찮다.

삼성전자가 주가를 높이기 위해 "특별처방"을 해야할만한 요인이 없다는 것.

삼성전자 관계자도 "중장기과제로 검토하고 있을 뿐 실시시기등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 자사주 소각 절차 ]

자사주를 매입해서 소각하겠다고 하는 것은 쉽게 말해 발생주식수를
줄이겠다는 뜻이다.

감자(자본금감축)의 일종이다.

따라서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또 기업은 채권자들이 반대하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을 당장 결정했다고 가정해도 이같은 절차로 3개월
이상이 소요될 수가 있다.

이런 절차를 통해 발행주식수가 줄어들면 여러가지 변화가 일어난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주당 가치의 상승을 꼽을 수 있다.

어떤 기업의 발행주식수가 1백만주이고 싯가총액이 1백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주당가치는 1백원이다.

이 회사가 발행주식의 10%를 사들여서 소각해 버린다면 주당가치는
1백10원으로 뛴다.

주가는 그만큼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소각 대신 10%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익을 안정적으로 내고, 성장성 있는 기업이라면 효과가 일시적인
현금배당보다는 이같은 방식이 주주들에게 훨씬 효과가 있을 수 있다.

< 조주현기자 for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