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흔들리고 있다.

꾸준히 사들이던 외국인들의 갑작스러운 매도공세로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떨어졌다.

60일이동평균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않다.

싯가총액 1위종목이란 점 이외에 11월 이후 시장의 주도주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투자심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가 하락추세로 접어든 것은 외국인들의 돌변한 태도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하루도 빼지않고 삼성전자를 사들이던 외국인들이 최근
갑자기 삼성전자를 팔기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소폭의 매도우위를 보이더니 31일과 2월1일 이틀 연속해서
55만주를 팔았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매도에 나선 표면적인 이유는 반도체가격의 하락이다.

현물시장에서 64메가D램 가격이 단기적으로 개당 4달러선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외국인들이 물량을 던지기 시작했다는 것.

또 삼성전자를 팔아치운 외국인들이 대만 첨단업체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에 등을 돌린 것일까.

현대증권 한일석 연구위원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4.4분기에 별로 하락하지 않았다.

연말을 맞아 PC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수요도 함께 늘어난 게 요인이다.

반도체가격이 떨어질 틈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의 가격하락은 작년에 떨어져야할 것까지 함께 떨어지는 것이어서
낙폭이 크게 느껴지고 있다"고 현대증권 한연구위원은 지적했다.

계절적으로 PC수요가 적은 철이어서 1.2월은 원래 반도체 가격이 약한
편이다.

게다가 지난해말 떨어져야 할 것까지 몰아서 하락하니 낙폭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놀란 일부 외국인들이 그래서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는 것.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의 주력제품이 64메가D램에서 256메가D램
쪽으로 전환되고 있는 데다 램버스D램등 차세대제품의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어 64메가D램 가격의 변동은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전문가는 "종합주가지수가 올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속됐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최근
이틀간 삼성전자주식을 매도한 외국인들은 단기매매에 치중하는 세력일 것"
이라고 추정했다.

< 조주현기자 for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