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장 아래서 흐르는 물이 소리는 내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가는 겨울을 결코 붙잡을 수 없듯 오는 봄도 막을 도리가 없다.

언제부턴가 대문 앞에 입춘대길이란 네 글자를 써붙이기 시작한 것은 봄이
오는 소리를 혼자 듣기에 가슴이 벅찼던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한을 넘긴지가 엊그제 같은 데 입춘이 코 앞에 닥쳤다.

봄 소리를 들으려는 증권가 사람들도 얼음장에 바짝 귀를 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문제가 일단락되면 세계증시가 안정을 되찾을 것이며,
대우채 환매에 별 문제가 없으니 설을 쇠면 수급사정이 한결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꿈틀거린다.

봄이 오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반갑다.

< 허정구 기자 huhu@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