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8일이후 대우채권 환매비율이 확대되는데 대비, 금융기관들이 최대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환매자금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은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특판정기예금으로, 증권사는 "국채세일"로
투신사의 환매자금을 끌어들인다는 복안이다.

투신사들도 환매자금을 재유치하기 위해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2월8일이후 환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은 15조-30조원에 달한다.

이 돈이 어디로 흘러 가느냐에 따라 금융권간은 물론 금융회사간 역학구조
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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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투신업계는 신상품을 앞세우고 있다.

한국투신 대한투신 현대투신 등 대형 투신사들은 지난주 CBO펀드(후순위
담보채펀드)를 선보인데 이어 이번주 엄브렐러펀드를 새로 내놓는다.

엄브렐러펀드는 별도의 수수료 없이 주식형 채권형 MMF(머니마켓펀드)
등으로 자유롭게 전환할수 있는 자유전환형펀드.

주가가 오를 것 같으면 주식형으로, 금리가 오를 것 같으면 채권형 등으로
이동하는 신종 상품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7개 펀드를 연간 12회까지 전환할수 있다.

투신사들은 대우채편입 수익증권에 가입한 고객에 한해 가입 초기에 내도록
돼 있는 판매수수료(투자금액의 1-2%)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대우채로 피해를 본 고객들에게 그만큼 특혜를 주겠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환매자금을 재유치한다는 전략이다.

CBO펀드(후순위담보채펀드)도 대우채 환매자금을 상당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투신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CBO펀드의 기본구조는 기존의 하이일드펀드(투기채전용펀드)와 비슷하다.

다른 점은 권리가 맨 나중인 후순위담보부채권에 25%이상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위험성은 하이일드펀드보다 크다고 할수 있다.

하지만 공모주 우선배정비율이 20%로 기존 하이일드펀드(10%)보다 높아
수익성 면에서 유리하다.

이척중 대한투신 상품개발팀장은 "하일일드펀드가 공모주에서 큰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모주 우선 배정비율이 높은 CBO펀드에도
대우채 환매자금뿐 아니라 시중부동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우채권 지급률이 50%에서 80%로 확대된 지난해 11월10일이후 최근까지
하이일드펀드로 8조원이 유입됐다.

증권사들도 부동자금 유치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투자증권을 비롯한 대형 증권사들이 대우채 환매고객 등을 재유치하기
위해 내달말까지 한시적으로 국고채 공사채 우량회사채를 개인들에게 특별
판매한다.

특판의 조건은 채권가격을 염가로 해주겠다는 것.

LG증권은 소액 개인투자자들에게 채권을 팔때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금리를
똑같이 적용키로 했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개인을 상대로 채권을 팔때 금융기관보다 낮은 금리
(채권가격은 높게)을 적용해 왔다.

다음달까지 채권을 사면 평소보다 0.2%포인트 정도 싼 값으로 채권을 살수
있다는 것이다.

판매채권은 국고채 한국전력채권(신용등급 AAA) 포철 삼성전자 등 AA급
이상이 초우량 채권이다.

국고채는 연 9.15%, 삼성전자는 연 9.70%로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다.

한화증권은 이 기간동안 3천억원 규모의 주식형수익증권을 발매,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기로 했다.

자산운용회사들도 부동자금을 겨냥한 뮤추얼펀드를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증권 등을 통해 "하이일드벤처펀드"를 모집한다.

월드에셋자산운용도 다음달 대우증권 교보증권을 통해 "그랜드슬램2호"를
발매한다.

대부분의 자산운용회사들이 10일이후 뮤추얼펀드를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투신업계는 대우채 환매에 따른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우채권의 분리환매를 건의했으며 금융감독원이 이를 받아들일 예정
이다.

지금까지 대우채 펀드를 환매할 때 대우채부분과 비대우채부분을 한꺼번에
환매하도록 돼 있다.

이를 분리해 대우채와 관련이 없는 부분은 환매하지 않고 그대로 펀드에
잔존시켜 만기 때 환매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2월8일이후 대우채권만 우선 환매되고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환매가 이뤄져 일시적인 대량환매 사태는 막을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