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회사의 주식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열흘간 순매수 규모가 무려 1조원이 넘었다.

다음달 8일 대우채권 95% 환매라는 자금압박 요인이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주가를 떠받치기 위한 오버액션"이라는 일부의 시각도 있지만 투신사들이
"사자"로 돌아선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자금이 충분한데다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여기는 펀드매니저들이 많다.

악성매물인 스폿펀드의 만기청산이 일단락됐고 일반 주식형펀드의 환매도
감소추세다.

여기에다 한국투신 대한투신등 투신사들이 신탁재산 클린화 작업에 나서면서
대우채 전환펀드에서도 매수자금이 생기고 있다.

<>투신사 매매동향 =스폿펀드의 만기청산이 일단락된 지난 11일이후
매수세로 돌아섰다.

그때이후 28일까지 1조원을 순매수했다.

작년 12월 한달동안 투신사들이 무려 2조1천억원을 순매도, 주가하락의
주범이었지만 이제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주가가 950선이하로 떨어진 지난 19일이후 매수강도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조재홍 한국투신 펀드매니저는 "주가가 바닥권에 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식을 사는데 별로 부담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투신권의 주식매수 자금도 대체로 넉넉한 상태다.

이기웅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투신사들이 작년말과 올해초 필요 자금
이상으로 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에 신규자금이 유입되지 않아도 주식형펀드의
자금사정은 넉넉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주식형펀드의 환매감소 =투신사의 발목을 잡았던 환매가 감소하고 있다.

팔아야 할 주식이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공모주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투기채전용펀드)를 제외한 순수 주식형펀드
는 이달들어 7천억원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의 감소액 2조원과 1조5천억원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환매를 줄어들게 한 것은 주가하락이었다.

950선은 7월에 유입된 10조원규모의 주식형펀드가 설정된 지수대다.

이때 설정된 펀드의 상당수가 원금손실이 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환매를
꺼리고 있다고 투신사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기웅 펀드매니저는 "일반법인의 주식형가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점을
미뤄보면 2월들어 법인자금이 대거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우채 전환펀드의 주식매수 =지난해 10조원규모의 대우채권편입 공사채형
펀드가 주식형펀드로 전환됐지만 주식형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현재 대우채 전환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은 현재 평균 20-30%수준에 그치고
있다.

펀드내 대우채권을 비롯한 부실채권이 많아 현금화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투신사들이 부실채권을 회사 고유재산에서 사들이는 방식으로
클린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만큼 펀드에 현금이 생기고 있다는 얘기다.

김성대 한국투신 주식운용부장은 "현재 20%수준인 대우채전환펀드의 주식
편입비율을 조만간 5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대형 투신에서만 2조원의 추가매수여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