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금융시장안정을 위해 투신사와 종금사에 대해 은행이 긴급 지원할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중이다.

다음달 8일의 대우채권 95% 지급에 따른 시장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
이다.

이번 대책에는 투신사뿐 아니라 투신과 대우계열사간 자금중개 문제로
자금난을 겪는 종금사에 대해서도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돼 주목
된다.

이같은 방안은 22일 열릴 금융정책협의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 투신및 종금권 유동성지원 =이용근 금감위원장은 개인과 일반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채권편입 펀드규모 총 35조원중 내달 8일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것은 약 23조원이며 대우채권 외의 펀드가 약 18조~19조원이 있어
환매규모가 적게는 15조원에서 많게는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35조원 정도를 준비하면 환매사태가 일어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20일 모든 투신사들이 은행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약정을 체결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환매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투신권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어음(CP)
14조7천억원, 우량회사채 14조2천억원, 국공채 18조원 등 모두 46조9천억원
어치의 CP와 채권을 당장 현금화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책이다.

정부는 증권금융의 자금지원이나 자산관리공사의 대우채권매입 등을
통해서도 투신사들에 대해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종금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금감원은 종금사가 거래은행과 신용공여한도(크레딧라인)를 설정해 급전이
필요할 때는 한도 범위내에서 자금을 융통해 쓰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
이다.

외환위기 이후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에 취약한 종금사가 비상시 쓸수 있는
구급약품을 보유토록 한 것이다.

또 종금사가 갖고 있는 대우채 등 부실채권은 자산관리공사가 매입키로
했다.

국공채는 투신사처럼 은행과 RP 거래약정을 체결해 사실상 은행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한아름종금이 종금사들에 지급하지 않고 있는 돈도 내주기로 했다.

정부는 중개자금 문제로 불거진 종금사 문제가 이같은 유동성지원 대책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계자는 "특정 종금사를 상대로 자금을 지원하지는 않더라도 종금사 전체에
대한 지원대책으로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해외채권단 협상 =정부는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을 다음달 8일이후로
미루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정부는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을 종결짓고 대우의 갈 길이 명확해지면 시장
안에 자리잡고 있는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따라 21일까지 홍콩에서 열리는 사실상 최종 협상에서 해외
채권단과의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로 하고 실무
대책을 세워놓고 있다.

관계자는 "법정관리로 가는 것도 대우문제를 타결하는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도 "정부는 법정관리팀을 구성하는 등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준비작업이 완벽하게 돼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강조했다.

물론 대우 무보증.무담보 채권자와의 협상이 원만히 매듭되더라도 담보
채권자, 전환사채 등을 보유한 외국인투자자 등과의 협상은 남아 있다.

정부는 그러나 채권규모가 크지 않고 만기연장 등의 동의를 얻어내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허귀식 기자 window@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