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은 어느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다만 하락폭이 충격을 줄 정도로 커 지지선이 어느 수준에서 형성될지가
관심이다.

1백20일 이동평균이 걸려 있는 930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90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우채권의 95% 지급이 마무리되고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질
때까지 주가는 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종합주가지수가 19일 42.75포인트나 폭락함에 따라 주식시장에는 추가하락
에 대한 우려감이 짙게 깔렸다.

증시수급 금리 국제유가 해외증시 등 주가에 부담을 주는 요인만 부각됐다.

2월8일을 앞두고 일부 금융기관의 부도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등 투자심리
도 불안안 상태다.

일부에서 기업실적을 감안해 장기적 관점에서 정보통신주나 실적호전
블루칩들을 저점매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으나 현재
로선 소수설에 불과하다.

<> 주가 왜 급락했나 =전장초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프로그램매물이 주가
폭락의 계기로 작용했다.

프로그램매물은 이날 3천3백37억원어치나 나왔으나 프로그램매수는
5백18억원에 그쳤다.

프로그램매매로 인한 순매도가 2천8백19억원에 달했다는 얘기다.

대규모 프로그램매도로 지수관련 대형우량주 주가가 급락하면서 기관투자가
들의 손절매(stop-loss) 물량이 나와 주가하락폭을 크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외국인이 2백48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개인들도 오랜만에 1천2백19억원
어치를 사들였으나 대세를 돌려 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리상승과 일부 금융기관의 부도설 및 해외증시의 주가하락도 주가폭락요인
으로 가세했다.

전장 초반부터 일부 지방은행과 종합금융회사가 자금난에 빠져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루머가 나돌았다.

회사채유통수익률이 연 10.4%대에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도 주식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가 하락한 영향으로 도쿄증시와
홍콩증시에서 주가가 큰폭으로 하락함으로써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고객예탁금이 9조5천억원에서 정체를 보이고 있는 반면 미수금이 7천억원
으로 늘어나는 등 증시주변자금도 감소하고 있다.

주식형수익증권도 감소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작년 11~12월에 쏟아진 유상증자와 코스닥공모 물량이 공급과잉으로 작용
하고 있는 양상이다.

<> 반등의 가능성은 =외국인의 하루 순매수 규모가 2천억원으로 늘어나고
금리가 한자릿수로 떨어지며 금융시장의 불안요소가 해소돼야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것(강신우 현대투자신탁운용 수석펀드매니저)이다.

대우채권의 95%가 지급되는 2월8일을 앞두고 불안한 양상을 보이며 일부
금융기관의 부도설이 나돌고 회사채수익률이 10%를 넘는 상황에서 시중여유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기는 힘든 실정이다.

또 미국증시도 불안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오는 2월초 FRB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작년말까지 주가가 크게 올랐던
성장주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스닥시장이 흔들릴 경우 코스닥시장과 정보통신주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미국증시가 불안해지면 외국인의 주식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기 힘들다(이승호
태광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

<> 투자전략 =단기적 시각보다는 장기적 안목으로 주식시장에 접근해야 할
시기다.

증시주변 여건이 매우 불투명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가는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900선 밑으로 하락하는 것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기업실적 등 펀더멘탈은 변한 것이 없다.

2월8일과 총선이후를 겨냥한다면 최근의 주가하락을 실적에 비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종목을 저가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부채비율이 50% 미만이어서 부도위험이 없는 기업중에서 PER(주가수익비율)
가 3배 미만인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바람직한 것(박경민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 상무)으로 분석되고 있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