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합병(M&A)이 세계증시를 달군다"

아메리카 온라인(AOL)과 타임워너의 메가머저를 계기로 대형 M&A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디어 인터넷 통신주들이 최대 수혜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움츠러들었던
세계증시도 아연 활기를 되찾고 있다.

AOL과 타임워너의 사상 최대 합병소식이 세계증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AOL과 타임워너의 결합 소식이 전해지자 증시전망을 종전
"중립(neutral)"에서 "상승(bullish)"으로 즉각 바꾸고 있다.

이같은 기대를 반영, 10일 유럽의 주요 증시에서도 정보통신 등 첨단종목들
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상승을 견인했다.

파리증시의 "캐널 플러스(유로TV)"와 "라갸르데르"는 각각 17.1%(20.40유로)
와 10.1%(5.55유로)씩 올랐다.

런던증시에서도 작년말부터 합병설이 나돌던 피어슨그룹(미디어 및 통신)
주가가 15.3% 뛴 것을 비롯 "BSkyB" 12.5%, EMI그룹 15.3%의 오름세를 기록
했다.

11일 호주 시드니 증시에선 루퍼트 머독 소유의 뉴스코프주가 28%나 급등
하는 기염을 토했다.

증시가 M&A를 이처럼 호재로 간주하는 것은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업간 결합으로 <>원가절감 <>매출 및 수익 증대 <>경영혁신 등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기업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다.

특히 적대적 M&A의 경우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이 "사냥감"이 된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집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폭등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M&A가 증시의 대형 호재가 된다는 사실은 과거 사례에서도 이미 입증됐다.

작년 11월25일 영국의 보다폰과 독일의 만네스만의 합병설이 나돌자 이날
양사 주가는 각각 7.4%와 8.2%씩 급등했다.

양사의 합병소문은 전체 증시의 상승세를 견인, 런던의 FTSE 지수가 전일의
6,561.8포인트에서 6,682.8포인트로 1.84%나 뛰었다.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도 2.39%나 껑충 올랐다.

보다폰과 만넨스만의 경우 M&A 가능성만 부각됐는데도 이같이 유럽증시에
엄청난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앞서 작년 10월 합병규모 1천4백30억달러에 달하는 MCI월드와 스프린트의
결합도 증시에 커다란 활기를 불어넣었다.

양사의 합병은 2,830~2,730포인트 사이에서 3개월 가까이 조정을 받던
나스닥지수가 10월초 급등세로 반전하며 대망의 3,000포인트를 허무는데
기여했다.

특히 양사는 세계증시에 "텔레콤" 선풍을 일으키는 데에도 큰 기여를 했다.

이밖에 세계증시의 상승을 이끈 M&A로는 <>퀘스트와 US웨스트(99년 6월)
<>AT&T와 텔레커뮤니케이션(98년 6월) <>시티코프와 트레블러스(98년 4월)
<>엑슨과 모빌(98년 10월) 등이 꼽힌다.

뉴욕 파이낸셜 스프레즈의 짐 모리슨 분석가(참단주전문)는 AOL과 타임워너
의 합병에 대해 "해가 바뀌면서 투자열기가 가라앉던 인터넷 등 첨단주 매입
열기를 되살릴 대형 호재"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의 애비 조세프 코헨 수석투자전략가도 "첨단 기술산업의 M&A
증가추세는 올해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대형 M&A는 기업가치를 높일
뿐아니라 관련 산업의 환경을 바꾼다는 점에서 증시에 활력소가 된다"고
평가했다.

< 방형국 기자 bigjo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