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 전문 생산업체인 우진전자(자본금 60억원)가 적대적인
M&A(기업매수합병)에 휘말렸다.

21일 개인투자자인 안희천씨(47)는 최근 장내에서 우진전자 18만주(14.4%)
를 31억2천5백만원에 취득했다고 증권거래소에 대량주식보유 신고서를 제출
했다.

안씨는 현재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

안씨가 취득한 지분은 우진전자의 최대주주이며 대표이사인 박창국씨
(8.68%)와 특수관계인인 박기병씨(4.69%)의 지분을 합한 13.37%를 웃돌고
있다.

우진전자는 이와관련, 거래소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뒤늦게
밝혔다.

안씨는 "15일 전부터 여러차례에 걸쳐 우진전자 주식을 매수했다"며 "최대
주주가 될 목적으로 주식을 사모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기주총등에서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계획"이라며 "향후
경영권 행사에도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우진전자측이 지분매각등을 "우호적"으로 제의해 올 경우 지분을
추가 매입, 경영권을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안씨는 "31억원이라는 자금을 혼자서 마련하지는 않았다"며 주식공동보유
목적의 다른 매입자가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우진전자의 주식담당 관계자는 "회사와 전혀 관련이 없는 안씨가
주식을 매집한 사실을 21일 늦게서야 알았다"며 "회사로서는 적대적인 M&A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씨 뒤에는 실제 거액의 돈을 굴리는 전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주요 주식매집창구로는 동부증권의 청담동 지점이 활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우진전자는 지난 88년 상장된 인쇄회로기판(PCB)전문 생산업체다.

지난 상반기에는 93억원의 매출액과 3억원의 흑자를 냈다.

지난 97년, 98년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다층PCB인 MLB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 수익성을 높이고 외형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