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단위형 금전신탁을 판매한 지 7개월이 지났다.

만기가 1년인 점을 감안하면 벌써 반환점을 돌아 골인지점을 향해 막판
스퍼트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은 올 4월 투신 증권사의 뮤추얼펀드와 주식형수익증권 등 간접투자
상품에 대항하기 위해 단위형 금전신탁을 개발, 판매를 시작했었다.

이 상품은 뮤추얼펀드처럼 고객의 돈중 일정액을 주식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게 특징이다.

물론 상당부분은 은행 금전신탁처럼 대출이나 채권투자로 운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1년동안 주식 채권 대출등에 운용해 만기가 되면 수수료를 빼고 수익 모두를
고객에게 배당형식으로 되돌려준다.

7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각 은행들의 단위형 금전신탁 성적표는 어떨까.

지난 4월12일 발매됐던 단위형 금전신탁의 수익률(11월18일현재)을 비교한
결과 은행별 차이가 서서히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자금의 30%까지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성장형의 경우 하나은행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은행 기쁨나무1호의 기준가격은 지난 18일 현재 1천2백1.5원.

발매당일 기준가격 1천원에 대비해 그동안 가치가 2백1.5원 오른 것이다.

이를 연간 수익률로 환산하면 연 32.69%에 달한다.

하나은행은 자산운용회사인 미래에셋과 업무제휴를 맺고 주식부문 운용을
이 회사에 맡긴 것이 높은 수익률을 거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한빛은행의 천포인트신탁 1호는 27.33%, 신한은행과 산업은행의 성장형
1호펀드는 각각 24.81%와 24.4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나머지 대부분의 은행도 15%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은행들이 발매당시 약속한 15% 이상 수익률(성장형)은 별
무리없이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은행의 흥부네박1호는 12.21%의 수익률에 그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식시장 상황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만기가 되는
내년 4월께는 수익률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주식에는 전혀 투자하지 않고 오직 채권과 대출 등으로만 자산을
운용하는 안정형 금전신탁은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다.

역시 지난 4월12일 발매된 상품만을 비교한 결과 현재까지 신한은행의
안정형 1호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상품의 기준가격은 23일 현재 1천56.02원으로 연간환산수익률은
9.09%다.

국민은행의 안정형 1호도 8.3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빛은행의 하이점프신탁1호는 5.66%, 평화은행의 스마트안정1호는 6.5%의
수익률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같은 수익률 수준에 대해 고객 입장에선 다소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22일 현재 8.63%,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이 9.69%인
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이 자산운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내년 4월 만기때까지 안정형 펀드의 수익률을 정기예금
금리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정기예금금리보다 낮은 수익률을 낸다면 고객들 볼 면목이 없어지기 때문
이다.

은행 금전신탁 담당자는 "올 상반기내내 시장불안으로 채권매입이 상대적으
로 어려웠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게 나오고 있다"며 "대부분 복리로 운영되는
채권이 많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수익률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정기예금금리보다 적어도 1~1.5%포인트 이상
높이기 위해 앞으로 적극적인 자산운용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앞으로 채권싯가평가제 등이 실시되면 안정형 펀드가 높은 수익률
을 올리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주식형이나 주식에 10~20%까지 투자하는 안정성장형 펀드, 그리고
일정정도 수익률을 올리면 채권편입으로 돌아서는 전환형펀드를 운용하는데
치중할 방침이다.

고객들에게도 전환형펀드 등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상품에 가입할
것을 적극 권유키로 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