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거래가 뚝 끊기고 수익률이 오르는등 채권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투신사가 판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환매가 예상보다 적은데도 금리가 올라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의 금리 하향안정 의지가 약화된 것이 아닌가 하고
우려하고 있다.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연 9.45~9.50%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3일연속 상승하며 19일 연 9.67%를 기록했다.

채권거래량도 줄어들고 있다.

최근 국고채 거래량는 <>15일 6백59억원 <>16일 7백3억원 <>17일 1백33억원
<>18일 2백82억원 등 1천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이 1천5백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고 80%
나 감소한 것이다.

회사채 공사채 등 장외시장 하루거래량도 평소 5조원 수준에서 최근 2~3조원
으로 줄어들었다.

채권시장이 이처럼 위축된 것은 무엇보다 채권시장안정기금이 시장에 거의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일한 매수주체인 기금이 관망자세를 보이자 단기딜링 세력들도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

17일이후 회사채 수익률이 급등세를 보인 것은 단기딜링 세력들이 기금의
시장불참에 실망해 손절매(Stop Loss)에 나선 것도 한 원인이다.

기금도 시장 실세금리 이하에서 매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기금은 국고채 수익률 기준으로 연 8%대 초반에서 대거 매수했는데 금리가
올라 현재 막대한 평가손을 입고 있다.

기금은 시장베이스로 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어 손실을 보면서까지
금리를 낮추기는 어렵다.

기금은 펀드매니저 개인재량으로 운용방침을 바꾸고 실적평가를 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각 펀드매니저들은 저가매수(높은 수익률에서 매수)에만 치중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수급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우선 연말까지 상환대기하고 있는 통안채만 10조원에 달한다.

발행대기중인 공사채도 1조5천억원에 이르며 외평채의 발행도 예정돼 있다.

이러한 내부사정과 함께 거시경제지표들도 채권수익률을 높이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10% 안팎으로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고 있으며 유가상승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상존한다.

또 연말 공공요금의 인상이 기다리고 있다.

임찬익 한화증권 채권팀장은 "당분간 금리가 급등하지는 않겠지만 하락세
로의 반전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