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가, 시스템인가"

주가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간접투자시장의 상품 트렌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펀드매니저의 운용능력을 중시하는 "스타 플레어"중심의 기존 펀드와 달리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이미 짜여진 틀에 따른 운용을 강조하는
"시스템 펀드"가 잇따라 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스템펀드는 올해초 일부 투신사에서 상품을 선보였으나 수익률이 기존
펀드에 비해 낮아 별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상황이 바뀌고 있다.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이 3개월간의 주가하락기에 맥을 추지 못했다.

지난 6월이후 설정된 펀드중 상당수는 원금손실을 보고 있다.

아무리 용빼는 재주를 가진 펀드매니저라도 주가 하락기엔 별 재간이 없다는
진리를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시스템펀드가 잇따라 등장하는 것도 이같은 상황 때문이다.

시스템펀드는 인간의 주관적인 의사결정을 배제하는게 가장 큰 특징.

경험이나 분석기법에 근거해 만들어놓은 투자모델(시스템)에 따라 펀드를
운용한다.

쉽게 말해 수학문제를 푸는 것처럼 공식대로 펀드를 운용하는 것이다.

시스템펀드는 따라서 단기 고수익보다는 위험성을 최대한 줄여 안정적인
장기수익을 추구하는데 촛점이 맞춰져 있다.


<> 왜 시스템운용인가 =시스템운용은 기본적으로 주가는 어떤 방법으로도
예측이 불가능하며 따라서 시장을 예측해 투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시스템운용은 또 투자성향이 보수적인 쪽에 가깝기 때문에 통상 증시 활황기
에는 인기를 끌지 못한다.

기존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인기를 끄는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사태, 뉴욕주가의 급등락 등 국내외적인 변수로 인해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어 펀드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설명이다.

서정두 삼성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시장이 다양한 변수로 예측이 어려질
때일수록 사전에 정해진 룰에 따라 매매의사를 결정하는 시스템 운용방식이
수익이나 위험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대표적인 시스템펀드는 "인덱스 펀드"라고 할수 있다.

수익률이 종합주가지수(인덱스) 상승률(시장수익률)을 따라가도록 지수비중
에 따라 편입종목을 구성(포트폴리오)하는 펀드다.

인덱스펀드 외에 종목선정 모델, 리스크관리 모델, 차익거래모델 등과 같은
모델 포트폴리오를 이용한 시스템펀드도 있다.


<> 어떤 상품이 있나 =삼성투자신탁운용은 내달 1일부터 시스템운용 주식형
수익증권인 "삼성 시스템헤지펀드"를 판매한다.

이 펀드는 현물지수인 KOSPI200지수를 따라가도록 인덱스펀드를 구성한 뒤
시장변동에 대해 선물매도를 통해 위험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인덱스펀드에서는 종합주가지수 상승률과 동일한 수익을 거두는 반면
주가하락시에는 선물시장에서 매도포지션을 취한다는 것이다.

삼성투신 관계자는 "펀드운용의 핵심포인트인 선물매매시점과 헤지비율을
펀드매니저가 정하지 않고 자체개발한 "시스템"이 결정한다"면서 "펀드매니저
의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한채 시스템에 따라 일관적인 운용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삼성투신운용은 인덱스헤지펀드 판매를 시작으로 시스템운용을 활용한
"포트폴리오보험형"펀드등 다양한 시스템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화투신운용도 투자자문회사인 샤콘느투자자문회사의 공동으로 주식형수익
증권인 "한화샤콘느헤지퍼드"를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현물주식은 자체개발한 "가치평가모델"에 따라 운용하고 주식편입비율과
선물헤지는 별도의 "헤지타이밍시스템"을 이용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수 있도록 설계했다.

뮤추얼펀드에서는 유리자산운용과 다임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이 시스템펀드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유리자산운용은 지난달 원금손실을 일정수준으로 제어하는 시스템펀드인
"유리포트폴리오인슈런펀드"를 선보였으며 다음달 "인덱스 플러스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유명펀드매니저의 공격적인 운용방식과 달리 시스템운용에 의한 방어적인
운용을 채택한 펀드다.

또 선물과 현물을 동시에 사고 팔아 차익을 남기는 차익거래펀드도 선보였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