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으로 유상증자를 추진중인 기업들의 자금조달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증자계획을 공시할 때 내부적으로 정해두었던 신주발행가를 낮출 수밖에
없어 증자에 따른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

19일 증권전산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LG건설 두산 효성 삼성증권
현대종합상사 등의 대기업들이 유상증자 일정을 공시하고 현재 1차발행가격을
결정해 놓은 상태다.

이들 기업의 1차 발행가격은 증자계획 발표때의 주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
이다.

한진해운은 증자규모및 세부 일정을 공개한 지난 9월17일 당시만해도 주가는
1만7천4백80원(5일이동평균주가 기준)선이었다.

공시에서 밝힌 30%의 할인율을 적용한 신주발행가 기대치는 1만2천2백36원이
다.

그러나 10월 7일 결정된 한진해운의 1차 발행가는 6천3백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정상 청약일전에 결정될 2차 발행가와 비교해 낮은 가격을 발행가로
확정하게 돼있어 최종 발행가격은 6천3백원이하가 될 것으로 증권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두산도 1차 발행가격이 3만7천원으로 기대치(4만4천80원)보다 16% 낮다.

LG건설도 마찬가지다.

1차 발행가격이 기대치(9천1백95원)보다 15% 낮은 7천8백원으로 결정됐다.

또 효성과 삼성증권도 발행가격이 각각 7%및 6%정도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법정 최저가인 액면가(5천원)로 발행가격이 결정됐다.

증권업계에서는 기본적으로 이들 기업들이 증자시기를 잘못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발행가격 산정시기에 투신사 구조조정과 해외증시 악재등으로 주가가 급락,
발행가가 낮게 결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진해운은 발행가격 결정상 중요한 시기에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가
발표돼 더 타격을 받았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를 공시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규모가 목표보다 줄어들게 돼 비상이 결렸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 주주들입장에서도 발행가격이 떨어져 청약자금 부담은 적어지지만
주가 자체가 하락해 손실을 보기 때문에 발행가 하락을 반길 이유가 없다는게
증권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발행가격이 예상외로 크게 떨어진 상장기업들이 실권주를 공모하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일반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실권주 공모까지 공시한 대기업은 한진해운과 현대종합상사이다.

< 양홍모 기자 y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