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지난주는 의미있는 기간이었다.

지수 800선이 바닥이라는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전환하고 금리도 하향안정세를 유지했다.

대우채권에 대해서도 비로소 본질적인 접근을 시작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도 어느정도 가신 상태다.

주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세상승으로 국면전환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우선 수급이 불안하다.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백%로 낮추기위한 기업들의 증자가 줄을 있다.

보유주식을 내다파는 기업도 많다.

1조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도 적지않은 부담이다.

반면 증시로의 자금유입은 늘지않고 있다.

대우채편입 채권형 수익증권의 주식형 전환으로 투신의 매수여력이
나아지고는 있으나 이들 물량을 소화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호재와 악재가 교차하면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800에서 870사이를 오가는 박스권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증시환경 =금리의 하향안정세는 증시의 향후전망을 밝게 만들어주고
있다.

지난주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9%대에서 하양한정세를 유지했다.

정부의 금융시장안정에 대한 의지가 확인됨 셈이다.

또 대우채권에 대한 손실분담이 본격 거론되기 시작했다는 점도 시장의
불안감 해소에 일조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석되고 한국의 FT/S&월드지수 편입 가능성이
고조되는 등 해외여건도 호조세다.

일본을 필두로 아시아증시 전체가 오름세를 타는 중이고 그동안 악재로
작용했던 유가상승도 주춤해진 상태다.

<> 투자주체별 매매동향 =외국인과 기관사이에 "사자"와 "팔자"경쟁이 붙은
형국이다.

외국인들은 지수 800선에서부터 지속적으로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낙폭이 컸던 우량주를 중심으로 착실히 물량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반면 기관들은 800선에서 샀다가 850선에서는 내다파는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기관들이 내다파는 물량을 외국인들이 받아가는 형태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어느정도 순매수기조를 유지해 줄 것이냐가 850선을
뚫고 올라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 수급상황 =가장 큰 걸림돌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프로그램
매수잔량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선물고평가현상이 해소되면서 단기적으로
매수차익 거래물량이 매물로 나와 물량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채비율 2백%를 맞추기 위한 기업들의 보유주식 처분 움직임도 매물압박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증시의 자금사정은 아직 이렇다할만한 개선조짐이 없다.

채권형 수익증권이 얼마나 주식형으로 전환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주식형 수익증권의 잔액은 44조원수준으로 지난주와 엇비슷한 상태다.

담배인삼공사 청약금 환불로 한때 12조원으로 불었던 고객예탁금은 8조원
대로 내려앉아 있다.

<> 주가전망 =엘리어트 파동이론으로 보면 이달중 950선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투신 투자공학팀은 1,050부근에서 단기 상승 3파가 완성된 주가는 그후
대우사태등의 악재로 하락 4파에 해당하는 조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에따라 주가는 당분간 800-850내지 900선의 박스권을 그리며 움직이다가
상승추세선과 하향박스권의 지지선이 만나는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상승추세로
접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이때 1차 상승목표는 하향박스권의 저항선이 위치한 950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니까 이번주에는 800에서 870사이의 박스권을 유지하다가 월말께 900선
돌파를 시도한다는 뜻이다.

<> 투자전략 =우량주를 저점에서 살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만 박스권의 이탈이 쉽지 않은 만큼 단기투자자의 경우 목표수익률을
낮게 잡고 매도 타이밍을 잡는 전략을 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나팀장은 "정부가 핵심부품및 소재산업 육성정책을 발표한 만큼
실적대비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관심을 갖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고 말했다.

< 조주현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