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3일 연속 순매수를 보였다.

5일과 6일에는 순매수 규모가 1천억원을 넘을 정도로 적극 매수했다.

6일의 주가급반등에는 외국인들의 대량 매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향후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다.

우선 주가가 떨어질대로 떨어졌다.

영국 FTS&P 월드지수에 한국이 새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외신보도도
이런 희망을 더욱 키우고 있다.

그렇지만 외국인의 순매수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단기차익을 노리고 바로 팔기 위해 매수에 나선게 아닌가.

과연 의기소침한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북돋울수 있을까.

국내외 증권사 영업담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일시적으로 저가매수에 나섰을 뿐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순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한가지는 분명하다.

외국인과 투신사의 쌍끌이장세가 재현될 경우 주가가 단순한 반등차원을
넘어 힘찬 상승세로 돌아서 순식간에 900선까지 내달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 외국인 매매패턴 =지난 4일부터 순매수를 기록했다.

5일엔 1천억원 이상의 매수우위였다.

6일에도 1천17억원을 순매수했다.

1천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적이 매우 드물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월별로도 지난 5월이후 줄곧 순매도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6일 현재
까지 2천2백억원의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날 삼성전자 주택은행 데이콤 대한항공 현대상선 등을 집중적으로 매수
했다.

이들 종목은 한국을 대표하는 블루칩들이다.

이전에 소폭의 순매수를 보였을 때엔 교체매매 차원에서 중소형 종목을
순매수했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미국 유수의 투자기관인 템플턴 프랭클린 그룹의 템플턴 에셋 매니지먼트는
지난달 22일까지 아세아시멘트 삼성중공업 하나은행 대구은행을 각각 5%
이상씩 대거 사들였다고 증권거래소에 보고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모비어스 템플턴 에셋 매니지먼트 사장은 "한국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꾸준히 매수할 계획"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있다.

<> 외국증권사 창구모습 =오랜만에 분주한 모습이다.

ABN암로 아시아증권의 권지훈 영업담당 차장은 "템플턴은 한발 앞서가는
매매탓에 다른 외국인투자가들의 투자방향을 결정지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고 지적했다.

모비어스 사장이 이머징마켓 투자의 대가로 평가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매도에 나섰던 기존의 외국인들도 다시 매수에 나서고 있는가 하면
새로 매수하는 외국인도 눈에 띤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증권의 공현무 영업담당 부장은 "한국의 경제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과대하게 떨어졌다는 인식이 외국인 사이에 확산됐다"고 말했다.

종합주가지수가 최고점에 비해 20%나 하락했는다는 것이다.

태국 주가의 경우 20%정도 떨어졌는데 경제펀더멘털이 훨씬 양호한 한국의
주가가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한 것은 과도했다는 분석이다.

크레디리요네증권의 김학준 영업담당이사는 "외국인의 팔자세도 확연히
약해지고 있어 주가에 부담을 덜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분위기는 좋은데 적극적인 매수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골드만 삭스증권의 신주은 영업담당과장은 "무차별적으로 매수하는게
아니다"며 "매수가격에 제한을 두며 아직 눈치를 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투신사 구조조정이나 대우그룹처리 미완성, 대기업 세무조사 등에 대해
여전히 불안감을 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공 부장은 "대우사태나 투신사구조조정을 과감히 환부를
도려내는 수술이 아닌 물리적 치료정도로 외국인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 순매수 이어지나 =무게중심이 낙관론으로 쏠린다.

1천억원 이상의 순매수규모가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낙폭이 워낙 커 외국인들이 저점에서 매수할 기회를 놓칠리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완급의 조절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의 김기태 영업담당이사는 "저가매수에 나서다가 900선
근처에 도달하면 다시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
했다.

그동안 외국인은 종합주가지수 850선 이상에서 차익매물을 내놓아 이익을
실현했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