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

단 4일만에 88.54포인트(9.2%)가 하락했다.

외국인의 "팔자"공세는 그 강도가 약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하다.

투자신탁회사등 기관들은 "열중 쉬어"이다.

투신사 구조조정설등으로 가뜩이나 불안해진 국내 금융시장에 해외증시
약세까지 겹쳤다.

내우외환에 처한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주가가 과민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기업실적 호전이라는 펀더멘털은 아직 꿋꿋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힘찬 반등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매수주체가 실종된 때문이다.

"한경 펀드매니저 클럽 멤버"로부터 추락하고 있는 증시의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 강신우 현대투신 수석펀드매니저 =대우사태이후 저점이었던 870대까지
또 다시 내려왔다.

지수하락은 이 정도에서 일단락된 것 같다.

실물경제 호황이 버팀목이다.

특히 최근 증권주 상승세는 눈여겨 볼 대목이다.

대우사태이후 가장 심한 타격을 입은 곳이 증권주였다.

먼저 내린 주식이 먼저 반등한다는 점에서 주가는 바닥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국내 금융불안 때문에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특히 채권시장안정기금이 공사채형펀드 환매에 따른 투신사 채권매물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투신사 구조조정이 임박해오면서 투신사들은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공격적
으로 주식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주식형펀드의 대량환매가 발생하면 수급이 더욱 악화될 것이다.

단타매매를 하는 사람은 10월 한달은 쉬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 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이사 =미국증시를 주목해야 한다.

미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주가하락은 주식에서 채권으로의 자금이동을 촉발시켜 전세계적인 유동성
위축을 낳을 수 있다.

한국도 예외일수 없다.

특히 한국은 아시아증시에 조정폭이 가장 적었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투신사 구조조정을 핵심으로 하는 금융불안은 10월중에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조정기간은 정부의 대책에 대한 평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투신사 구조조정 문제가 가시화될 때까지 주가는 하향 박스권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된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를 겨냥한다면 지금이 우량주를 저점매수할수 있는
기회로 생각된다.

<> 박종규 LG투신운용 팀장 =금융시장 불안과 유가상승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상승은 기업의 비용부담을 증가시켜 실적을 깎아내릴 우려가 있다.

또 대우사태 이후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물가상승이 예상된다.

금리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얘기다.

단기적으로는 수급이 문제다.

수급악화의 주된 원인인 투신권 구조조정에 대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수급불안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DR(해외주식예탁증서)발행 확대로 외국인의 국내주식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줄어들고 있다.

기업실적 호전등 실물경기를 고려하면 현 주가수준은 과매도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시중부동자금이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으로 이동할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정부의 정책적인 유도가 절실한 때다.

금융시장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나올 때까지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