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안정기금은 BBB-등급 이상의 투자적격 채권을 시장금리로 매입한다.

금리가 적정하다면 투신사에서 내놓은 매물이든 다른 금융기관의 매물이든
상관하지 않고 매입키로 했다.

수익증권 환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투신사의 매물만 비싸게 매입해서
시장에 이중가격을 형성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금은 우선 채권금리가 "적정금리" 수준을 되찾을 때까지 채권을 매입할
계획이다.

경제의 펀더멘털과 자금수급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 금리의
"적정선"을 얼마라고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어도 대우사태 이후 상승하기
시작한 금리가 적정수준보다는 훨씬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우 워크아웃에 따른 손실배분문제, 투신사로부터의 자금이탈 가능성 등
여러가지 불확실요인이 금리를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인식이다.

경제성장이나 유가상승, Y2K(컴퓨터의 2000년인식 오류문제) 등으로 적정
금리가 상승할 여지는 있으나 이같은 악재들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금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기금은 또 일부에서 우려하듯이 투기등급의 채권을 매입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기금에 출자한 금융기관들이 대부분 대우여신을 가지고 있는데다 수익증권
환매제한조치로 일정금액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추가부실이 우려되는
투기등급의 채권을 매입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기금은 출자금 20조원으로는 투신사 보유채권을 모두 매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일시적인 수급경색을 해소하는 데는 충분하기 때문에 채권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신사 보유채권이 산술적으로는 1백조원에 달해 20조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투신사에서 빠져 나간 돈이 다른 금융기관으로 흘러들어가고
자금이 유입된 금융기관들은 채권을 어차피 매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신사에서 빠져 나간 돈으로 다른 금융기관들이 채권을 매입하는데 발생
하는 "시간차"만 기금이 메워준다면 채권시장은 제대로 굴러갈 것이라는
얘기다.

또 경쟁력있는 투신사들은 채권을 매입할수 있기 때문에 20조원을 적절히
운용한다면 막연한 불안감에 의한 금리상승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