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매도공세가 거칠어졌다.

외국인 매물로 "추석효과"와 "대만지진 특수"및 채권시장안정기금의 활동
시작에 따른 금리하락등의 대형호재가 무력화되고 있다.

외국인은 27일 2천3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처분,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외국인 매물이 계속 나올 경우 주가는 상승세로 반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외국인 매각배경 =추석연휴로 한국증시가 휴장한 사이 미국과 일본의
주가가 크게 떨어짐으로써 세계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지난주 미국의 다우존스공업평균주가는 5백24.30포인트나 하락,
10,279.33으로 밀렸다.

5백24포인트는 주간하락폭으로는 사상최대다.

이같은 영향으로 일본 주가도 크게 떨어져 1만6천엔대로 밀렸다.

둘째,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한국물(한국기업이 발행한 주식예탁증서.DR)
값이 국내 주가보다 낮아졌다는 점이다.

27일 외국인매도가 집중됐던 한국전력의 경우 22일종가기준 DR값이
4만1천6백52원이었으나 국내종가는 4만3천4백원이었다.

해외DR값이 국내주가보다 낮을 경우엔 국내에서 주식을 팔고 뉴욕에서 DR을
사는 차익거래가 발생하기 쉽다.

셋째, 오는 10월4일로 예정된 외환은행의 해외DR발행의 영향이다.

1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은행 DR을 사기 위해선 한국비중을 어느정도 줄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한국주식을 팔고 있다는 분석이다.

넷째, 지진의 영향으로 대만 주가가 폭락하고 있으며 추가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대만과 한국등 동아시아지역에 투자하고 있는 지역펀드(regional fund)의
경우 대만비중을 줄일 경우 한국도 함께 줄이는 경향이 있다(모건스탠리
관계자)는 분석이다.

<> 외국인 향후전망 =외국인의 매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0월5일로 예정돼 있는 미국의 FOMC(연방공개시장조작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할지가 최대 변수다.

대만 지진여파로 반도체값이 급등하면서 컴퓨터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예상으로 인텔 마이크로소프트등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불안요소다.

엔.달러환율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G7협의가 불투명하다는 대목도 악재로
가세하고 있다.

게다가 27일 주식매도가 모건스탠리와 워버그딜론리드 및 메릴린치증권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도 외국인 추가매물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들을 통해서는 그동안 미국투자가들이 "사자"우위를 나타냈다.

쟈딘플레밍증권 관계자는 "유럽계 투자자는 27일 관망 내지 소폭의 매수
우위였으나 미국계 투자자들이 매물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증권 관계자도 "미국투자가중 일부 장기펀드들이 매물을
내놓았다"며 "미국의 주가가 1만포인트가 무너지지 않고 안정된다는 것이
확인되기 전까지 외국인 매도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주가전망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는 한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투자신탁 펀드매니저는 "삼성전자와 한국전력등 지수영향력이 큰 종목에
외국인 매도가 몰려 종합주가지수는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지수하락에
따라 주식형 수익증권의 환매가 늘어날 경우 주가는 추가하락할 우려도 있다"
고 지적했다.

다만 채권시장안정기금의 본격 출범으로 채권수익률이 안정되는등 대우문제
로 야기됐던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되고 있어 외국인 매물이 소강상태를 보일
경우 주가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