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처음으로 실권주 공모에서 미달되는 사례가 발생해 증자를 앞두고
있는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코스닥시장의 침체로 주가가 실권주 공모가액을 밑도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유상증자 실권주 청약의 메리트가 거의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한미창업투자의 유상증자 실권주
공모에서 총모집주수(13만4천42주)의 62%만 청약이 들어와 5만1천2백72주가
최종 미달됐다.

공동주간사 회사인 굿모닝증권과 대우증권은 "실권가 발행가액(1만9천원)과
시세와의 차이가 불과 1천~2천원에 불과해 추가로 주가가 하락하면 본전도
건지지 못한다는 인식이 투자자들이 사이에 팽배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와관련, 코스닥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해 유상증자
결의당시의 주가와 공모당시의 주가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어 향후
대규모 실권주 미달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전지등 3~4개 업체가 주가하락을 이유로
유상증자 배정일을 한달 가까이 늦추고 있지만 주가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침체가 이어질 경우 코스닥시장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창구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창업투자는 실권주 공모가 실패함에 따라 추석연휴 이후 이사회를
열어 미달분의 처리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한미창업투자의 주식담당자는 "이사회의결로 미달분을 제3자에게 배당하는
방안과 미달분을 그대로 실권처리하는 방안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권처리할 경우 유상증자계획에서 미달분만큼 자본금과
발행총주식수도 줄어 자본금은 1백57억4천3백64만원, 총발행주식수는
3백14만8천7백28주가 된다"고 덧붙였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