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투자상품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아직은 그 수가 국내 간접투자상품에 투자하는 고객들에 비해 미미한 수준
이지만 국내 증시가 조정장세를 지속, 투자매력이 감소하면 투자대상의
범위를 확대하려는 고객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투신사와 증권사는 외국의 유명 자산운용사와 계약을 맺고
해외뮤추얼펀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종전에는 판매회사가 한 외국사 상품만 팔 수 있었으나 올들어 이 규정이
폐지돼 증권.투신사들이 여러 외국사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터전도 마련
됐다.

국내 뮤추얼펀드시장에 아직 개방형이 허용되지 않았다는 점도 해외뮤추얼
펀드의 상품가치를 높이고 있다.

해외뮤추얼펀드는 중도환매가 가능하므로 투자자가 원할때는 언제든지
펀드에서 빠져나올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얘기다.

위험분산의 효과도 크다.

향후 국내증시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투자범위를 외국으로 확대,
투자위험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 해외뮤추얼펀드란 =국내투자자들이 외국의 자산운용사를 통해 외국주식
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에 간접투자하는 상품이다.

회사형 투자신탁이라는 점에서는 국내에 시판중인 뮤추얼펀드와 동일하다.

실적에 따라 배당이 적용되며 원본손실의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물론이다.

다만 투자대상이 국내 주식과 채권이 아닌 해외 유가증권이라는 점이
다르다.

또 국내 뮤추얼펀드는 일정기간(대개 1년)내에는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인
반면 해외뮤추얼펀드는 자유로이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이다.

투자자의 판단에 따라 동일한 펀드에 자금을 추가하는 것도 언제든지 가능
하다.

국내에서 판매중인 주식형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가 일정존속기간이 있는
반면 해외뮤추얼펀드는 존속기간이 무기한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세금면에서도 차이점이 있다.

국내 간접투자상품은 주식매매로 획득한 이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나머지 이익에 대해서만 배당소득세를 물리는 반면 해외뮤추얼펀드는
무조건 22%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 가입방법 =해외뮤추얼펀드라고 해서 특별한 가입절차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외국 자산운용사의 상품을 판매대행하고 있는 투신사나 증권사 객장을 찾아
계좌를 개설한 후 투자하고자 하는 금액을 납입하면 된다.

가입할 때는 원화나 달러화 모두 가능하다.

그러나 통장에 표시되는 기준가격은 달러 파운드 등 해당지역의 통화로
기재된다.

투자자가 부담하는 수수료체계는 국내 뮤추얼펀드와 차이가 난다.

국내 뮤추얼펀드는 만기후 돈을 찾아갈 때 한꺼번에 수수료가 부과되는 반면
해외뮤추얼펀드는 가입시 판매수수료와 환전수수료를 제하고 투자에 들어간다

즉 가입시 내는 수수료가 도합 4%라면 1천만원 투자시 9백60만원만 투자되는
셈이다.

나중에 돈을 찾을 때도 환전수수료가 부과된다.

단 국내뮤추얼펀드와 달리 환매수수료는 면제된다.

총수수료는 판매대행사별로 4~8%선이다.

<> 투자요령 =국내를 벗어나 더 넓은 무대로 투자대상을 확대하는 것이므로
그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이머징마켓펀드와 같이 특정지역에 집중투자하는 펀드의 경우는 그
지역의 경제여건변화나 환율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큰 폭으로 출렁거리기
마련이다.

따라서 초보투자가라면 일정지역에 투자가 국한된 펀드보다는 전세계에
분산투자하는 글로벌펀드에 투자하는게 유리하다.

또 전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순간순간 감안해야할 변수가 많고
외국 자산운용사의 경우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전략을 수립하므로 해외
뮤추얼펀드는 단기투자보다는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다.

원리금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기준가격이 해외통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뿐 아니라 환율변동에 따라 실제 받는 수익이 달라진다는 것도 명심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달러화로 표시되는 펀드의 경우 수익률 10%를 달성했다
하더라도 달러당 원화환율이 가입당시보다 10% 떨어지면 수익률은 0%가 된다.

따라서 돈을 찾을 때 원화가치가 가입시점에 비해 떨어지는 것(환율상승)이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 어떤 상품이 있나 =한국투신 대한투신을 포함한 투신사와 대부분의
증권사가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씨티은행이 프랭클린 템플턴그룹의 해외뮤추얼펀드를 판매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은행권에서도 해외뮤추얼펀드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외국운용사는 피델리티 템플턴 메릴린치 머큐리 슈로더 등 주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회사들이다.

대한투신은 영국의 슈로더와 계약을 맺고 7개의 상품을 판매중이다.

투자상품의 다양화를 위해 조만간 판매상품을 20여개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투신창구를 통해서는 머큐리사의 뮤추얼펀드에 청약할 수 있다.

대부분의 해외뮤추얼펀드처럼 엄브렐러형상품이다.

머큐리사의 상품내에서는 수시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연간 5회까지는 수수료없이 펀드간 이동이 가능하다.

LG증권은 메릴린치상품을, 굿모닝증권과 삼성증권은 템플턴펀드를 판매하고
있으며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은 각각 골드만 삭스와 템플턴의 뮤추얼펀드를
발매할 예정이다.

< 안재석 기자 yag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