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우 < 삼성증권 이사 >

대우구조조정 여파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회복
가시화로 실적 장세로 전환되고 있기에 지난 주말에 확정.발표된 반기실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7월24일에 개최되었던 삼성전자의 반기실적 설명회는 상당수의
상장기업들이 창사이래 최대이익을 올릴 것을 짐작케 할 수 있는 계기였다.

그 당시 경상이익 기준으로 애널리스트의 컨센서스(consensus)는
5천억~1조4천억원 수준이었으나 삼성전자가 발표한 반기 잠정치는 3조원에
육박하였다.

그 이후로 발표된 LG전자 LG화학 현대자동차 SK(주) 등의 실적을 보면
대표적 경기민감주에 대하여 그동안 애널리스트들이 너무 보수적으로
추정하지 않았나 하는 판단이 든다.

이는 구조조정의 효과와 경기의 급격한 회복세를 충분히 반영치 못한
결과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전, SK텔레콤및 한국통신 등 유틸리티(Utilities)
업체들은 대체로 순이익이 증가하였으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질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특히 한전과 한국통신은 요금인상이 이루어지지 못하여 타격을 입었고
SK텔레콤은 경쟁심화로 보조금의 확대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의 대표적인 블루칩들은 장치산업에 해당되기에 수요증가로 가동률이
상승하면 고정비가 축소되어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금년 상반기 실적을 보면 상당수의 기업들이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수배씩 증가하였지만 영업이익을 감소하였다.

이는 다음 두가지 점을 반영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영업실적이 워낙 부진하였기에 매출을 앞당겨 계상하고 비용을
이연화하여 영업이익을 늘렸을 것이다.

반면에 금년에는 실적이 너무 좋기에(특히 영업외 부문에서) 매출을 축소
계상하고 비용을 과대계상 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금년에 회계규정을 대폭 조정하였기에 단순히 작년실적과 비교하는데 주의가
요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실적이 대폭 개선된 회사들이 R&D비용을 과거에는
이연자산화하여 영업의 비용으로 처리하였는데 금년부터는 판관비로 비용
처리하였다.

이는 국제적인 관례와 일치하는 것으로 국가간 비교에 더 유용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지분법으로 자회사를 비롯한 관계회사들의 실적을 금년 상반기부터
손익에 반영하기 시작하였다.

지분법이란 주요계약사중 지분이 20%가 넘는 경우 그 비율만큼 손익에
반영하는 방법으로 이미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되어 있다.

우량자회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LG전자 LG화학 한국전력및 태영 등이
혜택을 입었다.

이번 반기실적을 계기로 수익추정의 상향조정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실질적으로 작년말 이후 삼성증권 리서치센타 애널리스트들은 지속적으로
상향조정을 해왔으나 아직도 추가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년 하반기에는 영업외 비용의 지속적 개선외에도 영업이익의 증가가
가시화될 것이다.

2000년에는 주로 영업이익의 증가로 전반적인 이익개선의 모멘텀이 유지될
것이다.

대우구조조정이 한층 가시화되는 9월 이후에는 실적 장세가 전개될 것이다.

이미 삼성전자 LG전자및 현대차는 필두로 실적 장세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현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시장ROE는 99년이 5%, 2000년이 10%,
그리고 2001년이 11% 수준이다.

그러나 본인의 top-down 의견은 각각 7~8% 12% 13%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다.

이러한 수익호전은 대우사태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감소시켜서 금리안정과 주가회복을 조만간 견인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