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매매동향이 심상치않다.

팔자우위가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다.

대우사태가 터진 뒤에는 순매도규모도 커졌다.

특히 대우문제가 표면화된 지난 23일에는 1천7백9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어 26일에는 1천5백3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그래서 지난 97년 11월 IMF사태가 터졌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때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무조건 팔고 떠나는 "한국 탈출(Sell Korea)"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익을 실현하고 다른 종목을 사기 위한 "주식매도(Sell Stock)"라고
분석한다.

그 근거로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 금리와 환율이 안정돼 있고 외환보유고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와함께 외국인들이 많이 팔지만 한편으로는 지속적으로 사들이는 것도
당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설명한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한국 탈출이 아니라 목표수익률 달성에 따른
비중축소의 의미가 강하다"고 말했다.

<> 매매 특징 =외국인들은 지난 5월이후 지속적으로 매도물량을 늘리고
있다.

이달들어 26일까지 1조2천7백67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을 포함해 지난 5월
이후 2조1천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IMF가 터진 작년 11월 이전 3개월동안 순매도한 규모는 1조8천억원어치.

절대액수로는 최근에 매도한 것이 더 많다.

그러나 당시에는 외국인보유한도가 발행주식의 25%로 묶여있어 절대액수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요한 것은 매수대 매도의 비율이 당시와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

최근 3개월동안 외국인들은 13조7천2백94억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11조6천2백4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매도가 27%정도 많다.

반면 2년전에는 매도비중이 84%나 높았다.

결국 최근에는 팔기도 하지만 많이 사들이기도 한다는 뜻이 된다.

<> 배경 =그동안 급등에 따른 교체매매가 외국인 매도확대의 주된 이유다.

27일 매매동향만 봐도 그렇다.

그동안 많이 올랐던 삼보컴퓨터 코데이타등을 집중적으로 팔았다.

반면 주택은행등을 사들였다.

은행주는 외국인들이 한번 재미를 보고 팔았던 종목이다.

이익실현의 극대화를 위해 샀다가 팔았다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국가들에 대한 투자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대우 문제로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이탈하는게 아니라 아시아의 공통된
현상이라는 얘기다.

<> 전망 =외국인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소폭 매도 내지는 관망 상태는 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가장 큰 요인이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지난달까지 외국 펀드들이 목표수익률 달성을
계기로 교체매매에 나섰다면 이달부터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증시에서 새로운 모멘텀이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다시 투자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