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1,000선을 돌파한 이후에도 상승세가 꺾이질 않고 있다.

그런데 외국인은 나흘연속 "팔자 파티"를 벌이고 있다.

향후 주가가 1,500~2,000까지 상승할 것이라는등 장미빛 전망에 흠뻑
젖어있는 터에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대규모 순매도에도 개의치 않고 종합주가지수는 끄떡없이 오르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의 순매도 공세를 가볍게 볼 수만 없다.

대거 이탈로 연결되지 말란 법도 없다.

이런 점을 반영하듯 국내 증권가엔 차익실현, 포트폴리오 재구성, 자금이탈
등 여러가지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최근 매매동향 =포철 한전 삼성전자등 한국의 대표주를 팔아치우고 있다.

지난 8일엔 한전(1백43만주) LG화학(1백33만주) 삼성전자(37만주) 포철
(12만주) 삼성화재(11만주)를 순매도했다.

ABN암로 아시아증권의 한 영업담당관계자는 "종합주가지수가 300선이었을
당시 들어왔던 외국의 대형펀드들이 매물을 내놓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포철 한전 삼성전자등을 중심으로 창구를 바꿔가며 매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의 한 관계자도 "헤지펀드가 아닌 미국계 중장기
투자자들이 주요 매도세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신 삼보컴퓨터 금강개발등 중저가주로 매기를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배경 =서너가지 정도로 분석되고 있다.

가장 먼저 꼽히는 게 차익실현이다.

풍부한 시중자금이 유입된 투신사 수익증권이 대형 블루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주가가 오르자 가격부담을 느낀 외국인들이 일단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4월에 비해 달러기준으로 주가가 50%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ABN암로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일정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목표가격대
이상으로 오른 종목을 팔고 덜 오른 중저가 대형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경기회복속도를 주가상승속도가 앞지르고 있어 다소 불안감도 적지
않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유장증자때 받아놓은 유상증자신주를 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유상증자전 가지고 있던 구주를 팔고 유상증자실시이후엔 다시 유상신주를
팔아 차익을 챙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철은 다음달 해외DR발행(7백70만주)이 예정돼 있어 이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매도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달 한도가 확대된 SK텔레콤의 경우 한국통신 한도확대때와는 달리 한도가
꽉차지 않는 것은 대규모 유상증자가 예정돼 있고 가격부담도 큰 게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가장 주목되는 것은 대만 일본등으로 외국인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의 이종우 연구위원은 "아시아국가들중 한국의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5월초부터 7일까지 대만에 유입된 외국인순매수 규모는 5백54억
대만달러에 달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동안 1조2천억원어치의 한국주식을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 지난 1일 한국은행은 6월 한달동안 외국인 증권투자(주식 채권)자금이
올들어 처음으로 순유출(3천만달러)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었다.

<>전망 =이런 이유로 당분간 순매도와 순매수가 거듭되는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북한미사일 발사문제로 국가위험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의 경우 외국인은
거의 신경쓰지 않고 있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서해총격전의 충격이 적었고 한국통신DR인수에 경쟁이 치열했던 것도 이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향후 한국주가의 추가상승을 노리고 대기하고 있는 신규 투자가들도 눈에
띤다고 외국증권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