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00시대"는 89년, 94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물론 지난 95년10월6일에도 1,000을 돌파하기는 했다.

그러나 95년도엔 94년 사상최고치(1,138.39)에 달했던 주가가 급락한데
대한 반작용 성격이 강했다.

진정한 1,000시대는 이번이 세번째라고 할 수 있다.

5년을 주기로 1,000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번을 포함한 세번의 주가 1,000시대는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그러나 질적으론 천양지차다.

우선 1,000시대를 이끈 요인이 다르다.

지난 89년 3월31일(1,003.1) 열린 1,000시대는 86년 이후의 3저호황이
원동력이 됐다.

86년부터 88년까지 GDP(국내총생산)는 연평균 11.5%에 증가했다.

88년 경상수지흑자는 1백41억달러에 달했다.

해외에서 달러가 유입되면서 국내 유동성이 늘어났다.

풍부해진 유동성이 증시로 몰려들면서 주가를 1,000 고지로 밀어 올렸다.

94년9월16일(1,000.80) 개막한 제2의 1,000시대는 엔고에 힘입은 반도체
경기가 주도했다.

당시 엔화는 달러당 1백엔대에서 80엔대로 강세를 보였다.

이 덕분에 반도체 경쟁력이 강화돼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92년부터 허용된 외국인투자도 한몫 거들었다.

이번에 열린 제3의 1,000시대의 동인은 단연 저금리다.

사상 유례없는 한자릿수 금리로 인해 시중유동성이 증시로 급격히 이동,
주가를 거침없이 끌어올렸다.

게다가 경기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기싸이클도 다르다.

지난 89년은 3저호황의 끝무렵이었다.

94년 역시 경기가 정점에 달한뒤 내리막을 걷던 시기였다.

그래서 지난 두번의 1,000시대는 단명으로 끝났다.

경기회복기에 열린 제3의 1,000시대가 과거와는 다를 것이란 기대를
자아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