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마침내 1,000 고지를 돌파했다.

7일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6.55포인트 상승한
1,005.98포인트를 기록, 대망의 1,000선을 훌쩍 넘어섰다.

5일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끝에 지난 95년 10월 18일(1,006.70)이후
3년8개월만에 이뤄낸 쾌거다.

지수 1,000선을 둘러싸고 치열한 매매공방이 벌어질 결과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각각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6조1천2백69억원으로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5조1천9백40억원(7월
5일)을 이틀만에 갈아치웠다.

거래량도 3억9천9백67만주로 사상 최고치였다.

싯가총액도 3백조9백31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이 무려 1천7백50억원어치를 순매도 했지만 3천6백84억원어치를
순매수한 투신권의 "사자" 공세에 파묻혀 버렸다.

이날 오른 종목은 상한가 54개를 포함, 4백36개였고 내린 종목은 하한가
없이 3백75개였다.

<> 시간대별 지수흐름 =이날 주가는 개장초 기분좋게 강세로 출발했다.

개장지수는 전날보다 5포인트 가량 오른 994.29포인트였다.

곧바로 차익매물이 흘러나왔다.

4일간 1백포인트 이상 급등한데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이다.

그 결과 개장후 10분만에 주가는 하락세로 반전했다.

전날보다 8.59포인트 내린 980.84까지 되밀렸다.

이후 선물이 강세로 돌아서면서 분위기는 다시 호전됐다.

주도세력인 투신권에서 저가 매수주문이 속속 들어왔다.

지수 1,000 돌파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주가는 9시24분 다시 플러스로 돌아섰다.

995선에서 30분가량 공방이 펼쳐졌다.

10시 14분 30초였다.

마이너스로 있던 포철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한국전력의 낙폭이 줄어들자
주가는 순간 1,000.27을 찍었다.

주가 네자릿수 시대를 연 순간이었다.

그러나 잠시뿐.

주가는 다시 995까지 되밀렸다.

1,000 고지 등정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밀릴 때마다 1,000 시대를 확신한 투신권의 "사자" 공격이 이어졌다.

10시39분 1,000 고지 돌파에 다시 성공했다.

1002.83까지 올랐다.

그후 미세한 등락을 거듭하다 11시 9분 1,005.67까지 올랐다.

1,000선에 도달할때 마다 외국인의 매물이 쏟아졌다.

그 결과 998선에 전장을 마쳤다.

후장들어 힘이 부치는가 싶더니 25분만에 다시 1,000선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7월중 콜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상승탄력에 가속도가 붙였다.

2시30분께 "지수 1,000포인트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는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이 전해졌다.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1,005.81에 후장을 마감했다.

<> 증권가 표정 =주가지수 1,000을 돌파한 증시주변은 의외로 차분한
표정이었다.

특히 올들어 진행된 기관화장세의 영향으로 개인들이 소외되면서 과거
1,000선을 넘었을때와 달리 흥분된 분위기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증권 서여의도지점 관계자는 "네자릿수 주가시대라는 것이 객장을
메운 개인들에게는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것 같다"며 "기관화장세 속에 개인들
의 경우 대부분 큰 이익을 내지 못해 지난 88년이나 94년과 같은 흥분은
없다"고 말했다.

LG증권 명동지점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 같은
간접투자를 하고 있어 과거처럼 객장의 흥분된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차분한 분위기였다.

현대증권의 한 직원은 "지수 1,000을 넘었지만 아직 안착을 확신할 단계도
아니고 향후 장세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어 오히려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증권사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수 1,000
돌파가 아니라 연말까지 얼마나 더 오를지와 네자릿수 증시의 지속성 여부"
라고 지적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