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용틀임을 치고 있다.

지난 4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9.29포인트 오른 797.50을 기록했다.

장중한때 8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5월25일부터 9일(거래일 기준)연속 상승, 이 기간동안 무려 1백1.9
포인트(14.6%)나 뛰었다.

상승세가 워낙 역동적이다보니 시장에선 기대감과 경계감이 교차한다.

한쪽에서는 7조2천억원에 달하는 6월의 유상증자물량,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 온갖 악재를 뚫어냈으니 이젠 거침없는 상승뿐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5월10일의 전고점(종가기준 814.24)을 가뿐히 넘어 900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장밋빛"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반해 다른 한편에선 "호흡조절론"을 내세운다.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정상을 향해 치닫기만 했으니 잠시 쉬어가며 호흡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시각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장세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시기가 문제일뿐 전고점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증시주변 여건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 있지만 호재가 더욱 부각돼 있는
상황이다.

7조2천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물량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국내 경제지표는
뚜렷히 호전되고 있다.

5월중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0.2% 하락, 저물가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서울지역 어음부도율(0.12%)도 지난달의 절반수준이다.

회사채 금리가 3주만에 연 8.2%대로 하락하고 은행대출금리도 하향안정세다.

정부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5%대로 상향조정할 채비다.

해외여건은 다소 부담이 되고 있다.

미국이 금융긴축정책으로 돌아설 기미를 보이면서 미국주가가 정체돼 있다.

금방 탄력을 되찾긴 했지만 홍콩 일본증시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중국의 위안화평가절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다.

한국증시가 그동안 이들 국가의 주가움직임에 밀접하게 연동돼 왔던 점을
감안하면 급등에 따른 호흡조절도 예상된다.

<>전고점 돌파 여부 =해외증시의 변수도 있지만 국내 증시여건이 좋고 실탄
도 넉넉하다.

수익증권 등 간접투자상품으로 지속적으로 자금유입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투신권에서는 대규모 현금유입으로 인해 주식을 더 사들여야 하는 입장
이다.

이대형 세종증권 차장은 "신규펀드의 추가설정으로 지수관련 대형주를 매수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펀드간의 수익률 경쟁도 주가상승을 부추기
고 있어 주초반에 전고점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증시여건이 좋지만 일시적으로 되밀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세상승기조는 유효하지만 급하다 싶으면 쉬어가는 것이 주가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조상호 한빛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주초에는 거보를 내딛기 위해 반걸음
물러서 체력을 보강하다 주중이나 주말에 820선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전략 =시장에 순응해야 한다.

주가를 이끌고 있는 기관과 외국인이 한전 포철등 블루칩에 집중투자하고
있으므로 개별 종목보다는 일단 대형우량주를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는 분석
이 많다.

중소형 우량주에도 기관의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어 실적호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이들 종목에도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기간조정을 염두에 두는 자세도 필요하다.

대우증권의 최용구 부장은 "조정을 거치고 820선을 넘거나 820선을 넘고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시기를 고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