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에 주식명의개서 등 증권업무를 맡긴 기업들이 증권대행기관을
증권예탁원으로 속속 바꾸고 있다.

서울은행이 외국계 은행인 HSBC에 인수될 경우 자칫 내부정보가 유출될 것을
우려해서다.

18일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서울은행과 증권대행업무를 해지하고
증권예탁원과 증권업무 대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7월20일께부터 증권예탁원이 하나은행의 주식명의개서대리 등
증권관련 업무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증권예탁원이 서울은행보다 증권업무대행 처리속도가 빠르다
는 점이 대행기관 교체의 가장 큰 사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함께 "서울은행이 외국계 금융기관으로 넘어갈 경우 은행의
주주현황 등 내부정보가 외국계로 흘러 들어갈수 있다는 판단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서울은행의 해외매각 방침이 결정된 지난해초 이후 증권업무
대행기관을 서울은행에서 증권예탁원으로 바꾼 기업은 모두 11개가 됐다.

상장기업은 아남반도체 한국타이어 이화산업 한국합섬 LG증권 삼성증권
LG화학 등 8개사이며 코스닥등록법인은 신화직물 대신전연 한국전지 등
3개사다.

증권예탁원 관계자는 "최근들어 증권대행기관 교체 절차를 문의하는
기업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업무 대행이란 주주명부를 작성하고 주주에게 주요사항을 통보해주는 등
증권관련 업무를 대신해주는 것.

국내에선 서울은행 국민은행 증권예탁원 등 3개 기관이 이를 맡고 있다.

통상 증권업무 대행기관은 명의개서와 관련된 주주명부를 관리하고 있어
주주현황 질권 신탁재산 유가증권발행 등 기업의 내부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