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마침내 8백고지에 올라섰다.

6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9.37포인트나 급등한 810.54에 마감됐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정부가 증시에 고속기어를 걸었다.

이규성 재정경제원장관은 이날 증시과열론을 일축했고, 금통위는 금리기조
를 바꾸지 않기로 했다.

"과열경계"와 "금리인상 가능성"이라는 뇌관이 제거되자 주가는 고속으로
질주했다.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경계감으로 장막판에 8백선을 놓고 혼전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상승불길은 꺼지지 않았다.

오른 종목이 7백2개로 이중 상한가를 친 종목이 1백58종목에 달했다.

상한가 종목이 내린 종목수(1백32)를 웃돌았다.

증시상승에 번번히 찬물을 끼얻던 프로그램 매물도 이날은 무기력했다.

차익을 노린 기관투자가들이 프로그램 매물을 9백79억원어치를 내놓았지만
"사자" 주문에 묻혀버렸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은 조심스런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개인투자가들은 "사자" 주문을 내는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다.

<>특징주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주문에 힘입어 한전이 상한가까지 올랐다.

포항제철 삼성전자 등 블루칩도 다시 기지개를 켰다.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다시 주도권을 찾았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관리종목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미도파 태일정밀등 상한가 종목이 속출했다.

오랫동안 소외됐던 점이 "사자" 주문을 촉발시켰다.

미도파는 회생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3일연속 상한가를 쳤다.

건설주 강세도 눈에 띠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작용했다.

최근 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보험주는 삼성화재의 액면분할
검토 등에 힘입어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LG그룹의 판정승으로 데이콤 쟁탈전이 끝나자 한때 귀하신 몸이었던
데이콤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진단 =종합주가지수는 8백선을 돌파한데다 집요하게 견제구를 던지던
시장 밖의 악재들이 없어져 상승세를 점치는 관계자들이 많았다.

쌍용증권 올림픽지점 장성환 과장은 "종합주가지수 8백선의 저항선이
뚫려 상승세는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증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면서 개인투자가들이 몰려들고 있어 활황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6일 금통위의 금리정책발표가 나오자 투신사와 외국인이 다시 주식
매수에 나서기 시작, 쌍끌이 장세가 재개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투신사는 1천6백69억원어치를, 외국인은 1백7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의 김기태 영업담당이사는 "외국인들은 이번 발표를
일단 정부가 증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많이
오른 가격부담은 느끼고 있으나 금리부담을 들어 홀가분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들간에도 차익실현등으로 매매공방이 치열하다"며 "순매수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신의 한 관계자도 "정부의 금리정책을 읽은 이상 주식형수익증권,
뮤추얼펀드 등으로 시중자금이 이어지고 있어 투신권도 주식을 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단기급등이 부담이 된다"며 "일시적인 조정이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어쨌거나 외국인과 투신권의 쌍끌이가 재현될 가능성은 활발하게 거론되고
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