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술에 만족할 수 있겠는가. 이제부터 시작이니 지켜봐 달라. 다만 증권
투신등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외국인까지 관심을 갖고 있으니 빠른 시간안에
안정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종남 한국선물거래소 이사장의 얼굴은 23일 내내 상기돼 있었다.

웃음이 떠나지 않았지만 눈빛은 긴장돼 있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은 마음고생은 이날로 끝났다.

그러나 이제 더 큰 숙제가 남았다.

한국 자본시장의 새로운 영토를 개척해야 하는 임무가 그에게 주어졌다.

처녀 출항하는 선물거래소의 선장인 그는 "선물거래소가 한국 자본시장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시스템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으나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모의가동에서 나타난 문제를 충분히 보완해 운영상 어떤 오류도 나오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으니 안심해도 좋다"는 것이다.

그는 "선물거래소 자본금(3백30억원)이 적어 외국인들이 불안해한다는
얘기가 있으나 회원사들이 자본금을 확충하고 거래가 활성화돼 회원사
숫자가 늘어나면 자동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약이행을 위한 증거금은 거래소가 정한 증거금은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최소의 자금을 투자해 최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게 선물거래의 장점인
만큼 증거금은 무한정 크게 늘린다고 꼭 좋은게 아니라는 얘기다.

상품의 종류에 대해서도 비슷한 논리를 폈다.

"상품의 종류가 많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현물시장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관찰해 상장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상품을 발굴해 나갈 생각
이다. 조달청 농협등과도 협의해 원자재나 일반 상품의 상장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는 것.

상장상품중 금선물은 국내 현물시장규모가 적어 무의미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선 "국내시장은 협소하지만 객관적인 가격산출을 위해 세계
금시장 가격을 이용할 생각이다.

정보회사인 불룸버그를 통해 금현물가격을 실시간으로 제공받기로 했으니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