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물거래소 개장식은 당초 예정시간보다 5분늦은 아침 9시20분에
열렸다.

개장식은 선물거래소 설립보고와 김대중 대통령의 치사, 개장 선언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뒤이어 김 대통령이 시세판 오픈단추를 누르자 곧바로 첫 주문이 들어왔다.

미국달러를 1천2백5원에 5계약을 ''팔자''는 주문이었다.

CD금리선물과 금선물, 미국달러옵션 등의 상품에도 주문이 쏟아져 시세판이
모두 메워졌다.

시세판의 숫자가 시시각각으로 변하자 개막식에 참석했던 내빈들과 관객들은
박수로 선물거래소 개막을 축하했다.


<>.첫계약은 9시35분에 이뤄졌다.

동양선물창구를 통해 주문들어온 미국달러 5월물 콜옵션 1계약이
1천2백25원의 행사가격에 체결됐다.

선물업계는 다음달부터나 대용증권을 증거금으로 납부할 수 있게 되는
바람에 당초 기관투자자들의 거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개장직후 거래에 참여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선물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주로 채권이나 주식 등을 증거금
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참여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증거금을 직접
현금으로 넣고 거래에 참여하는 등 예상보다 호응도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주문은 미국달러선물와 CD금리선물에 집중됐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의 투자단위가 예상보다 소액인 1억~5억원 정도에
그치는등 거래는 다소 신중하게 이뤄졌다.

시작단계여서 그런지 시장가격에 맞추기 보다는 자신들이 사거나 팔고자
하는 가격을 미리 정해 그 가격에 주문을 내는 경향도 나타났다.


<>.김대통령은 이날 치사를 통해 "선물거래소는 한국경제가 세계경제체제로
나가는데 초석이 될 것"이라며 "세계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우수한 기관으로
자리잡아 외국기관들이 찾아오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대통령선거 공약사항이었던 선물거래소 부산유치가 오늘 실현돼
무척 기쁘다"며 "국가경제의 균형적 발전이 필요한 만큼 정부는 모든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물거래소 개막식에는 국민회의와 자민련 총재를 비롯 27명의 국회의원
이 참석해 부산의 한국선물거소에 대한 정치권의 기대를 반영했다.

학계 금융계 등에서도 2백여명이 자리를 함께해 선물거래소 개장을 축하
했다.

싱가포르 선물거래소인 사이멕스의 안 스위 티안 사장, 일본 도쿄공업
선물거래소 이즈카 카즈모리수석 전무, 홍콩선물거래소 케빈 쳉사장 등
해외선물거래소 관계자들과 한국선물거래소에 시스템을 설치한 OM테크놀로지
의 마그너스 칼슨회장 등도 개막식에 참석했다.

D.F.존슨 주한미국상공회의소장 등은 멀티비전으로 축하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이멕스의 안사장은 "한국 선물거래소의 개장으로 한국경제가 새롭게
도약하기를 바란다"면서 "사이멕스와 라이벌이된 한국 선물거래소의 시설이
너무 훌륭해 걱정된다"고 농담을 던져 폭소가 터졌다.

홍콩선물거래소 케빈 쳉사장은 대통령이 직접 선물거래소 개장식에 참석한
것에 놀란 듯 "한국정부가 선물거래에 이만큼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 몰랐다"
며 "앞으로 홍홍선물거래소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경제인들과 선물거래소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주가지수선물
거래를 서울 증권거래소에서 부산의 선물거래소로 옮길지 여부에 대해서
말하지 않자 실망의 눈치가 역력.

대통령의 언질을 기다리던 이들은 "대통령께서 직접 언급할만한 사안은
아니지 않느냐"면서도 "이 문제가 빨리 해결돼 선물거래소가 명실상부한
선물거래소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그러나 선물거래소 개장을 계기로 부산경제가 활기를 되찾게
되기를 기대했다.

부산 상공회의소 강병중 회장은 "부산지역의 실업률이 전국 최고에 이르는
등 경제가 상당히 침체돼 있다"며 "이번 선물거래소 개장이 부산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부산 현승물산 이태섭 사장은 "시카고선물시장처럼 부산이 세계적인
거래소로 부상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선물거래소와 주가지수선물 이관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증권거래소의 부산사무소가 선물거래소와 함께 부전동 부산상의빌딩을
나란히 쓰고 있어 눈길.

증권거래소 부산사무소 직원들은 김 대통령이 주가지수문제를 언급할까봐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자 다소 안심하는 분위기.

하지만 대통령의 치사중 "선물거래소의 경영이 조기에 안정되도록 모든
정책적 지원을 다하겠다"는 말이 주가지수선물의 이관을 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며 문제가 깨끗이 해결되지 못한데 대해 여전히 불만을 표현.


<>.개막식후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자 그동안 시스템이 불안정하다는
여론의 비판을 받아온 선물거래소 관계자들은 크게 안도했다.

개막식장에서 시세표에 점등이 이뤄질때 초조한 빛으로 컴퓨터를 바라보던
이들은 시스템이 순조롭게 작동하자 서로 축하하기도 했다.

시스템을 처음 설치할 때부터 1년6개월이상 부산에 상주하고 있는 스웨덴
OM테크놀로지의 엔지니어 마그너스 요셉슨은 "시스템은 앞으로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며 "투자가들은 시스템 오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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