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단위형금전신탁이 주식투자에 소극적이다.

단위형신탁은 주식투자 대신 높은 금리가 보장되는 은행계정대로 돈을
운용, 손실을 은행계정에 떠넘기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은행단위형금전신탁은
지난 17일까지 2조3천3백55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은행단위형신탁은 그러나 주식투자엔 극히 소극적이다.

은행들은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9백91억9천만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했다.

단위형신탁중 일부가 주식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매도물량이 훨씬 많은
상황이다.

은행들은 당초 판매액의 16.7%가량을 주식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을 세웠
었다.

이처럼 은행신탁의 주식투자가 미미한 것은 워낙 시장이 큰 폭으로 변하고
있어 섣불리 장에 뛰어들기 보다는 좀 관망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탓으로 분석된다.

한 관계자는 "단위형신탁에 가입한 고객들은 안정성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며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섣불리 주식투자를 늘릴수없어
장이 좀 안정될때 까지 두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단위형신탁은 대신 채권이나 대출로 돈을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도 여의치 않아 여유자금을 은행계정대형식으로 은행고유계정에
떠넘기고 있다.

현 규정엔 신탁자금중 운용을 하지 못한 돈은 은행계정에 프라임레이트
(대출우대금리. 현재 연9.5%안팎)를 받고 넘길수 있도록 돼 있다.

이런 식으로 단위형신탁에서 은행계정으로 넘어오는 돈은 대형시중은행의
경우 매일 2천억-3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은행계정은 이 돈을 콜등으로 운용하고 있지만 금리가 연4%대로 형편없이
낮아 역마진이 나고 있다.

은행단위형신탁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그 부담을 은행계정에 떠넘기고
있는 셈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