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750은 사정권에 접어들었다. 800선도 가능하다. 조정받더라도 700선
은 든든한 방어선이다"

종합주가지수가 1년8개월여만에 700 능선을 사뿐히 뛰어넘자 증시엔 장미빛
전망이 넘치고 있다.

그동안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700선이 지난 3일간의 장중조정을 거친
뒤 순식간에 돌파됐다.

이제는 거꾸로 지지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술적 지표나 펀더멘털 측면에서 과열이라는 지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코소보사태 등에 따른 미국과 일본증시 추이같은 해외요인이 불안해질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그러나 그런 신중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설사 700선이 일시적으로
무너지더라도 최소한 지난 1월의 고점이었던 650선은 지켜질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현 장세가 전형적인 "금융장세"인 만큼 오를 만큼 올라야 시세전환이 거론될
것이라는 얘기다.

<> 상승배경 =무엇보다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대기매수
세력이 매우 강하다는게 주가상승을 이끌고 있다.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하루에 2천2백억원이상 몰려들고 있다.

12일부터 판매가 시작된 은행의 단위형 금전신탁에도 벌써 1조원이상이
몰렸다.

이들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투자신탁과 은행이 주식매수에 적극 나설 수
있게 하는 요소다.

7조원을 넘어선 고객예탁금도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매수세력으로 가담하고
있다.

증시를 활력이 넘치는 살아있는 장으로 만들고 있는 요소다(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4월중 유상증자물량과 1조원대의 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프로그램매수잔고가 부담이기는 하나 풍부한 자금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경제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미국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도 호재다.

세계적인 투자심리를 안정시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일본 등으로 국제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CNN CNDC 등 외국방송에서 한국주식시장 관련 뉴스가 연일 거론되고 있는
것은 외국인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가늠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사이좋게 교대하면서 "쌍끌이 장세"를 이끌고 있는 것이
700선 돌파의 주춧돌이 됐다.

<> 700선 돌파의 의의 =IMF 위기를 극복할 수 있고 그것을 실천하는 단계에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 준다는 의의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김영수
중앙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

700이 깨진 것은 기아문제가 본격화된 지난 97년9월 IMF 위기가 일어나기
직전이었다는 점에서다.

이는 곧 주가상승에 의구심을 품었던 투자자들의 심리가 안정됐다는 것을
뜻한다.

기업 입장에선 유상증자라는 값싸고 안정적인 자금조달수단이 확보하게
됨으로써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나아가 주식시장을 활성화시켜 증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로 기업의 구조
조정을 촉진시킨다는 정부의 정책방향이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도 있을 수
있다(신성호 대우증권 올림픽지점장).

<> 과열기미는 없나 =기술적 분석과 펀더멘탈 측면에서는 과열이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너무 올랐다는 것이 부담이다(지춘근 대한투자신탁
투자전략팀장).

20일이격도가 110%를 넘었고 투자심리도도 90%를 기록하고 있다.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다는 조짐도 아직은 없다.

종합주가지수가 700선 위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기업실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기미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정태욱 SG증권
서울지점장).

5대그룹의 구조조정에 대한 불만이 외국인 사이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것도 향후 장세를 마냥 밝게 볼 수 없는 부분이다(쟈딘플레밍증권 관계자).

<> 향후전망 =기술적 분석 펀더멘탈 수급관계 등을 종합해 볼 때 750선
까지의 상승은 무난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금융장세는 한번 불붙으면 쉽사리 꺾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홍성국 대우증권 법인부차장).

주식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저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연 15%정도의 수익을 기대하는
시중여유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는게 일시적 현상이 아닌 대세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IMF 위기를 겪으면서 무리한 투자를 자제하고 현금흐름.수익성 위주
경영이 자리잡으면서 기업의 수익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임성근
쟈딘플레밍투자신탁 이사).

장기상승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박용선 SK증권 리서치팀장).

< 홍찬선 기자 hcs@ >

[ 증시 주변 재료 ]

< 호재 >

<> 저금리 지속
<> 고객예탁금 7조원 돌파
<>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 급증
<> 은행단위형 금전신탁 판매(4월중 3조원 예정)
<> 미국증시 사상 최고치 행진
<> 미국 연기금 등 한국투자 확대

< 악재 >

<> 유상증자/신주상장 집중(2조원 규모)
<> 프로그램 매수잔고 증가(1조원 규모)
<> 기술적지표 과열(이격도 1백10%, 심리도 90%)
<> 민노총 무기한 총파업 예고
<> 일부대기업 구조조정 지연 가능성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