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다우존스공업평균주가가 사상처음으로 1만포인트를 넘어선 30일
국내 주식시장에도 봄기운이 완연했다.

엔화약세 유가상승 등으로 4일 연속 꽃샘추위에 떨었던 주가가 표정을 싹
바꿨다.

미국주가에 자극받아 국내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을 두고 이날 증권가에선
"다우 장세"라는 말이 나왔다.

미국 주가는 국제금융시장의 안전도를 재는 척도일 뿐 아니라 미국주가가
부러지지 않는 한 한국주가도 뻗어나갈 공간이 넓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왜 호재인가 =뉴욕주가 강세는 외국인투자자금이 한국 등 아시아주식시장
으로 추가로 유입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는 국제유동성 논리에 따른 것으로 미국증시 활황->미국 뮤추얼펀드자금
증가->아시아증시로의 자금유입이라는 연결고리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증권조사기관인 AMG데이타서비스에 따르면 미국계 펀드의 해외투자
자금 증가는 미국 주가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호 대우증권 조사역은 "미국 증시의 추가상승은 최근 불붙은 아시아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이어가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증시가 최근들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부쩍 강해졌다.

지난 16일 미국 다우지수가 장중 한 때나마 1만포인트를 넘어서자 한국과
일본증시는 각각 1.65%및 1.85%씩 큰폭으로 올랐다.

유럽증시도 강세를 나타냈다.

30일에도 미국 증시 상승에 영향받아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식시장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인터넷 등의 등장으로 정보전달 속도가
빨라진데다 세계 경제의 연관성이 높아지면서 세계증시가 동조화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며 "미국 주가가 오르면 국내주가도 오를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주가 상승은 또한 미국 경제가 건실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호재로 평가할 수 있다.

조덕현 한화증권 과장은 "미국 경제마저 무너진다면 세계경제가 대공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며 "수출에 목을 매고 있는 한국으로선 미국의 소비경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론은 없나 =다우지수 10,000 돌파는 상징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날의 9,822나 30일의 10,006이나 지수차이는 크지 않다는 얘기다.

달리 말하면 주가가 계속 오른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다우지수 10,000 돌파와 관련, "상징적인 이정표는
세웠지만 주가가 더오르라는 법은 없다"고 보도했다.

외국인이 이날 한국 주식시장에서 소폭이나마 매도우위를 보이는 등 관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강헌구 ING베어링증권 이사는 따라서 "앞으로 다우지수의 추가상승 여부가
중요하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업수익 등 기초체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대표기업 30개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가 미국증시를 제대로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염두에 둬야 한다.

<>투자유망종목 =증권 전문가들은 핵심블루칩 내재가치우량주 등 외국인
선호종목을 장기수혜종목으로 꼽고 있다.

또 철강 제지 목재 유화 등 실적장세 초기에 크게 오르는 업종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주가 상승은 한국시장이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