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가를 알려면 눈을 뜨고 뉴욕과 런던을 봐야 한다"

전고점(650)경신을 향해 순항하던 주가가 뉴욕에서 런던을 거쳐 불어온
해풍에 주춤거리고 있다.

밤사이 뉴욕과 유럽에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도쿄와
홍콩등 아시아주가도 미끄럼을 탔다.

뮤추얼펀드와 주식형수익증권, 고객예탁금등 풍부한 유동성을 뒷심으로
비상을 꿈꾸던 서울주가도 탄력을 잃었다.

장세를 이끌던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자 주가도 허리를 구부린체 옆걸음질
치고 있다.

조정의 폭과 기간, 그리고 조정후 상승의 열쇠도 외국인들이 쥐고 있는
형국이다.


<>선진국 증시동향 =23일 뉴욕시장에서 다우존스주가평균은 전날보다
218.68포인트(2.21%)나 떨어졌다.

장중에는 한때 하락폭이 400포인트를 넘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IBM등 대표적 기업의 수익이 좋지 않은데다 코소보
사태등이 주가하락요인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런 요인은 갑자기 튀어나온 재료가 아니다.

떨어지고 싶은 주가에 핑계거리를 제공해준데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한상춘
대우경제연구소 국제경제팀장).

세계증시의 기관차인 뉴욕이 뒷걸음질치자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는 물론
도쿄 홍콩등도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쌍두마차는 불가능 =뉴욕과 도쿄가 동시에 활황을 보이며 세계를 이끄는
쌍두마차체제는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뉴욕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요한 요소는 세계잉여자금이 뉴욕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란 것.

미국의 자본수지흑자가 94년 2천9백억달러에서 97년에 6천8백억달러로 급증
했다.

이 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한 것이 일본이다.

일본 기관투자가들은 미국 재무성채권(TB)를 사고, 미국의 헷지펀드들은
금리가 싼 일본에서 엔화자금을 차입해 미국과 신흥공업국에 투자했다(엔.
달러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3월들어 일본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은 이런 국제자금흐름이 거꾸로 이뤄진
탓이란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시아위기 극복에 일본의 역할이 강조되며 미야자와플랜이란 형태로
3백억~8백억달러의 저팬머니가 아시아로 흐르고 있다.

미일간 장기금리격차가 축소되며 일본기관투자가의 TB투자도 감소하고 있다.

헤지펀드들은 캐리트레이드를 해소하기 위해 대일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3월결산기를 맞은 일본 기업과 금융기관들은 일본으로 달러송금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으로의 자금유입은 줄어들고 일본으로의 자금유입이 많아짐에 따라
엔.달러환율은 1백25엔선에서 1백17엔선으로 떨어지고 니케이주가평균은
10%이상 상승했다는 것이다.


<>국내증시변수 =해외요인이 불투명한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요인은 매우
좋은 편.

콜금리가 4%에 머물 정도로 시중에 자금이 넘쳐나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고 주식형수익증권으로 하루에 1천억원
가량 유입되고 있다.

구조조정의 효과로 기업의 수익도 불투명하나마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해풍만 잠잠하다면 풍부한 유동성에 의한 금융장세와 제한적인 실적장세가
연출될 수 있는 상황이다.


<>주가전망 =단기적인 조정이 불가피하다는데 증시전문가들의 견해가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지난주 후반부터 주가는 상승했으나 거래량이 2억주를 밑돌 정도로 탄력이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다(서명석 동양증권 차장).

600선은 지켜질 것이며 밑으로 떨어질 경우엔 20일이동평균선인 570~580이
지지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종가관리를 하고 있는"외국인이 매수세를 유지할 경우엔 3월중에
전고점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때는 "게임을 마친"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며 600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박용선 SK증권 리서치팀장).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