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총에서도 외국인투자자들이 견제세력으로 톡톡히 한 몫하면서
적잖은 상장사들이 곤욕을 치뤘다.

지난해 주총에서처럼 올해에도 참여연대등 소액주주측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 회사측의 주총안건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올해 달라진 점은 사외이사등을 통한 경영참여보다는 배당이나
경영투명성등에 비중을 두는 모습이었다.

특히 올해 주총에서는 외국인 주주가 국내 대리인을 내세우지 않고 직접
참석하는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외국인 영향력 커졌다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들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
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움직임에 상장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5백16개 주총기업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이 30%를 넘는 상장사가 무려
45개사에 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지분율이 51%에 달하고 포철도 41%에 육박한다.

이번 주총시즌의 최대 쟁점이었던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해서는 외국인
주주들이 참여연대등 소액주주들처럼 적극성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투명경영에 대해서는 강도높게 채근했다.

20일 열린 SK텔레콤의 정기주총에서 3대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 타이거펀드
는 SK텔레콤이 전산시스템 아웃소싱을 특수관계사인 SK C&C로 선정한데 따른
전산장비가격 적정성여부등을 조목조목 따졌다.

외국인 주주들은 배당이나 주식 매매차익등 실질적인 투자수익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16일 열린 포철 주총에서 외국인 주주로 참석한 ABN암로증권의 델 릭스
서울지점장은 "앞으로의 배당정책을 설명해 달라"고 요구, 회사측을 긴장
시키기도 했다.

뉴욕은행의 모건 브래슬러 부사장등 다른 외국인 주주들도 배당에 큰
관심을 보였다.


<>기업의 대응자세 달라졌다 =외국인 주주들이 주총에 참석, 적극적인
의사표시에 나서자 기업의 대응자세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포철 SK텔레콤등 외국인지분율이 높은 기업들은 주총에 앞서 외국인 주주를
초청, 경영방침과 정관 변경안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외국인 주주들과의 물밑접촉도 활발하게 벌여 사전 양해를 얻으려는 노력도
작년이후 주총 풍속도로 자리잡았다.

상장사협의회의 서진석 부회장은 "어려운 속에서도 상당수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거뒀고 투명경영도 자리잡고 있어 이번 주총에서 외국인 주주들이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자제했던 것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들 사이에서 주주중심 경영이 확산되는 추세여서 외국인 주주들과
협조적인 관계가 조성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3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