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상승세로 방향을 잡았은 것일까.

밖에서 불어오는 훈풍을 타고 주가가 힘찬 용틀임을 했다.

미국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일본등 아시아주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국내주가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거래량도 단숨에 2억주를 넘겨버렸다.

잔설처럼 남아있던 선물.옵션만기일과 유상증자물량 부담은 언제 그랬냐는
듯 거의 녹아버렸다.

상승추세를 타기 시작했기 때문에 단기간에 600고지를 올려다봐야 한다는
증권전문가들이 있는 반면 아직 좀더 기다려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박현주 미래에셋 자산운용 사장 =뮤추얼펀드에 편입했던 현물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헤지(위험회피)를 걸었던 선물포지션을 지난주초 다 풀어
버렸다.

종합주가지수 600이상에서 매도했던 선물포지션이었다.

그동안 맹위를 떨치던 엔약세의 영향력이 점점 약화돼 급락세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서둘러 추격매수에 나설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장 오는 11일 선물과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프로그램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

대기하고 있는 유상증자물량도 부담이다.

가격조정을 더 받은후 600선을 넘볼 가능성이 없지 않다.

<>김지환 제일투신 운용본부과장 =500선이 굳건한 바닥으로 확인됐다.

계단식 상승으로 600선을 무난히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객예탁금과 거래량도 급격히 늘어나 기운을 북돋아주고 있다.

지난 1월의 고점에서 연결되는 하락추세선을 완전히 벗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엔화약세에 대한 지금까지의 부정적인 반응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엔화약세가 일본경제를 회복시키고 일본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면 한국등
아시아경제도 도움을 받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투자주체들이 이제야 상승추세로 전환됐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근모 환은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조사담당 상무 =단기금리인 콜금리
하향세가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얘기다.

외국인도 아직 관망세 정도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증시를 밝게 보고
있다.

다른 아시아국가들에게 비해 국내 주가는 엔화약세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프로그램매물에 따른 하락등 선물.옵션만기일까지의 부담이 남아있긴 하다.

하지만 대개 만기일이 지나면 프로그램매물에 따른 하락은 곧바로 회복됐다.

다만 미국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잘나가던 미국 주가가 대폭 조정을 받거나 무너지면 그만큼 충격파는 증폭
된다.

<>조재홍 한국투신 주식운용역 =과열양상이 없지 않다.

기간조정을 더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상승을 주도할 뚜렷한 매수주체가 눈에 띠지 않는다는 점과 시장에너지
도 더 비축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프로그램매수분을 제외하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매수량이 많은 편은
아니다.

월말로 갈수록 유상증자물량부담은 커져 소화해 낼 것인지도 관건이다.

엔화약세라는 불안요인이 가신 것에 불과하다.

일본경제가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량종목을 선별적으로 살 싯점이지 무차별적으로 사들어 가기엔 이르다.

3월말까지는 기간조정이 이어질 것이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