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한미은행을 필두로 12월결산 상장사들의 주총이 막을 올린다.

올 주총에서는 기업구조조정 및 경영투명성 문제가 최대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진한 기업실적과 배당률 문제도 큰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들이 임원을 선임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집중투표제 정관
명시 문제를 놓고서도 상장사와 주주측의 격돌이 예상된다.

특히 올 주총은 지난해 소액주주들의 권한이 크게 강화되고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행사가 허용된후 사실상 처음 열리는 것이다.

외국인 지분도 크게 늘어 그 어느해보다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상장사들은 "주총대란"을 피하기 위해 초비상이 걸려있다.

지난해 경영성과및 구조조정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부각시키는 자료를
끌어모으는등 주주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상장사들은 주주들의 건설적인 지적은 적극 수용하지만 경영권에 대한
간섭이 지나칠 경우는 정면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권익찾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참여연대(참여민주사회시민
연대)는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대우 LG반도체 SK텔레콤 등 5대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주총 투쟁''을 벌이겠다고 이미 공언해 놓았다.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계열사 부당지원과 투자실패 등을 조목
조목 따지고 책임소재를 묻겠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들의 반응이 시원찮을 경우 법적 소송까지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참여연대이 경우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총에 참석,계열사 지원문제를 놓고
장장 13시간의 마라톤식 집중포화를 퍼부은 바 있어 올해 타깃이 된 기업들
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반도체부문등 5대 그룹간 빅딜과 합병, 감자 등에 대한 소액주주
들의 반발강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상장사들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로서는 경영권방어도 급선무다.

외국인지분합계가 대주주의 지분을 웃도는 42개 상장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경영투명성 요구에다 경영권까지 위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타이거펀드 등 지난해 주총에서 위력을 선보인 외국인투자자들이 다시
칼을 뽑아들지 않는다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말 현재 국내 상장사 주식 5% 이상을 갖고 있는 외국인 기관투자가
만도 36개에 달한다.

지난해 관련법개정으로 올해부터 투신사 은행등 기관투자가들이 신탁재산에
편입된 상장사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점도 신경이
곤두서는 대목이다.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됐다고 여겨질 경우 이들 기관투자가가 투자자들을
대신해 주총장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에게는 올해 주총은 어느해보다도 어려운 주총이 될 것이 틀림없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올해 주총 ''핫이슈'' ]

<> 국내 소액주주

- 계열사 부당지원, 투자실태 책임요구
- 기업및 금융기관 구조조정 반발
- 배당 요구

<> 근로자

- 우리사주조합 지분동원 빅딜 등 구조조정 반발

<> 외국인 투자자

- 경영 투명성 요구
- 고율 배당 요구
- 경영권 위협

<> 국내 기관투자가(투신사, 은행)

- 의결권 부활
- 주주이익 대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