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가를 알면 한국주가가 보인다"

지난해 9월이후 뉴욕의 다우존스지수와 국내 주가의 동조화현상이 부쩍
심해지고 있다.

인터넷 관련주가 미국에서 선풍을 일으키면 국내 관련주도 금새 반응을
보인다.

반면 뉴욕주가가 시들면 국내주가도 금새 주눅이 들고 만다.

좋게 보면 국내 증시가 국제화됐다는 측면이 있지만 달리보면 국제자본의
동요는 아직도 안정을 되찾지 못했다는 함의를 지니고 있다.

<>최근 동향 =이남우 삼성증권 조사담당이사는 "미국 주가와 한국 대만
홍콩등의 주가 상관관계가 과거보다 2~3배정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소 국제업무실의 신동훈 조사역도 "지난 97년 10월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이런 현상이 부쩍 심해졌다"며 "미국주가가 국내 주가를 선행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의 경우 미국이 금리를 두차례 인하하자 미국주가와
한국주가가 동반상승했다.

반면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인 앨런 그린스펀과 국제금융계의
큰 손인 조지 소로스가 지난 20,21일 미국경제및 증시과열을 경고했을 때
국내 종합주가지수가 21일,22일 31포인트씩 하락했다.

개별종목의 동조화현상도 뚜렷하다.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주가가 지난해말부터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자 삼성전자가 동반상승했다.

아마존, 야후등 미국 나스닥시장에 등록된 전자상거래관련주가 폭등세를
보이자 다우기술등 국내 인터넷 관련주가 연이어 상승행진을 벌였다.

<>동조화 배경 =대우증권의 이종우 연구위원은 "외환위기이후 외국인종목당
한도폐지등의 국내 주식시장 완전개방, 정보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미국금융
기관의 경쟁력, 국제금융시장의 풍부한 돈흐름, 미국 경제=세계경제라는
등식에 국내증시가 활짝 노출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국주가 상승은 미국소비자의 소비증가와 경기활성화로 이어지고 이는 곧
미국의 상품수요를 촉발시켜 세계경기를 활성화를 부추긴다는 논리다.

신 조사역은 "미국의 주가가 상승세를 탄다는 것은 미국투자자들이 채권보다
주식투자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에따라 미국투자자
들은 미국내 주식뿐 아니라 한국등 이머징마켓의 주식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의 이 이사는 "국내 주식시장이 완전개방되면서 외국인의 투자패턴
이 중요한 변수가 됐다"며 "외국인들은 먼저 정보력이 뛰어난 미국시장의
동향을 살핀 후 한국주식에 투자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전망 =이 이사는 "향후 미국이 금리를 다시 인하할지 여부에 세계금융시장
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하 여부에 따라 국내 금리및 외환정책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런 가운데 오는 3월쯤 세계금융시장에 대란이 몰아닥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증시에 나돌고 있다.

미국경기에 거품이 가라앉으면 주가가 폭락하고 뒤이어 중국 홍콩주가 폭락,
아시아주가 폭락등의 순으로 세계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란 시나리오다.

미국 주가동향을 통해 국제금융시장의 안전판을 확인하려는 노력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