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한햇동안 증권.투신업계에서는 모두 25명의 대표가 교체됐다.

증권사 18개사와 투신운용사 7개사에서 대표 얼굴이 바뀌었다.

국내 증권및 투신운용사인 52개사 가운데 절반이 넘는 곳에서 대 인사가
일어난 셈이다.

여기에 증권업협회장과 증권예탁원 사장이 새로 뽑혀 업계 및 유관기관의
대표 교체로 인해 98년도는 증권인 최다 인사기록이 세워진 한 해였다.

이처럼 대폭적인 경영진 교체가 이뤄진 것은 연초 증권업계 실적악화로
인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난 인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IMF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세대교체성 인사가 더해진 것도 교체규모를
키웠다.

올해 가장 주목받은 증권사 사장은 김정태 전 동원증권 사장.

그는 지난8월말 주택은행장에 발탁돼 증권사 사장으론 사상 처음으로
은행장에 올랐다.

김행장은 지난6월 비즈니스 위크지에 김대중 대통령, 장하성 고려대교수와
함께 "아시아를 빛낸 50인의 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원증권은 김정태 대표 후임에 유성규 부사장을 선임했다.

오호수 LG증권 사장은 경쟁증권사에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금년5월 LG증권 지휘관이 되기 전에 대우증권 부사장 및 대우선물
사장을 지냈다.

오 사장은 외부 헤드헌터에 의해 증권사 최고경영자로 스카우트된 첫번째
인물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오 사장과 함께 몇몇 인사가 물망에 올랐지만 그의 전문성이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외국계 금융기관과 합작한 증권사에서도 최고경영진 개편이 있었다.

대유리젠트증권은 영국 리젠트증권 자본을 유치하는데 공헌이 큰 고창곤씨
를 대표이사 부사장에 선임해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미국 H&Q와 합작한 쌍용증권은 지난8일 김석동 사장을 대표이사 회장에
승진시키고 도기권 시티은행 타일랜드대표를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했다.

김형진 세종기술투자 대주주는 동아증권(현 세종증권)을 인수함으로써 벤처
캐피털 대표에서 일약 증권사 오너로 발돋움했다.

투신업계에선 강창희 전 대우증권 상무가 국민투자신탁운용 대표로 자리를
옮겨 눈길을 끌었다.

증권사에서 투신사로 옮겼다는 점과 대우그룹 계열사 임원에서 현대그룹
계열사의 장으로 스카웃됐다는 점이 화제거리였다.

장시영 한화투신 사장이 LG투신으로 옮겨 투신운용사간 이동의 첫 케이스로
기록됐으며 삼성생명투신 한화투신 한일투신 외환투신 등은 모기업과 모은행
으로부터의 낙하산 인사가 재연됐다.

증권유관기관장중엔 증권업협회장에 배창모 전 대유증권 사장이 선출돼
관심.

배회장은 대유증권 사장 18년에 협회장 1년을 더해 최고경영자로 무려 19년
을 재직하는 장수 기록을 세웠다.

배회장은 IMF 불경기속에서도 1년동안 6번이나 해외출장을 감행함으로써
주변에서 국제업무에 대한 집착이 지나치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김동관 증권예탁원 신임사장은 정치권 낙하산 인사라는 눈총에도 불구하고
일산센터건립 무권화추진 등 업무수행능력은 인정할만하다는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