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문가들은 원화강세 현상이 외국인투자자의 한국주식 매입욕구를
싹 가시게 만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과거 패턴으로 볼때 외국인들은 원화가 약세국면으로 돌아서면 주식을
매도하고 원화가 강세 추이를 보이면 주식을 매입했다.

외환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초 달러당 9백60원대이던 원화 가치는
11월말까지 1천1백6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은 한국주식 시장에서 무려 5천8백9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도 우려지만 원화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대규모 환차손을 입을 것을 우려한 탓이다.

이에 반해 올 1월초 달러당 1천5백70원대이던 원화 환율은 3월말
1천3백7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은 무려 4조4천1백4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겨냥한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무더기로 매입한 결과다.

이종우 대우증권 과장은 "과거 경험으로 볼때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화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의 원화 강세는 성격이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원화의 지나친 강세에 따른 수출 감소가 외국인의 주식매입을 주저하게
만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강헌구 ING베어링증권 이사는 "외국인들은 한국경제가 회복되는 탈출구로
수출을 들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들이 원화강세 현상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신용등급 상향조정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새해에
한국 주식을 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외국계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강 이사는 "외국인들은 이번주 들어 성탄절 휴가를 즐기느라 원화 강세에
대해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새해로 접어들면 외국인이 매도 공세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