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공격으로 증권가의 이목도 중동으로 쏠리고 있다.

당장 국제유가가 급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아시아지역의 주가도 전반적
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공격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단기간에 그칠
것이지에 따라 파장의 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엔.달러환율과 외국인,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
이다.

<>주요 지표 =우선 가장 민감하게 반응을 보여야 할 엔.달러환율은 이날
큰 요동을 치지 않았다.

이날 일본 홍콩 등 아시아지역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엔화환율이
달러당 1백15엔~1백16엔사이에서 소폭 등락하는 모습이었다.

국제유가는 급상승했다.

지난 이라크공격이 임박해진 16일 현재 두바이산 및 브렌트산 원유가격이
1달러씩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주체별 움직임 =전날의 폭락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반투자자들은
건설 증권 종금주중심으로 매물을 토해내기에 바빴다.

이라크공격으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는 분위기였다.

증권사 일선지점관계자는 "울고 싶던 차에 뺨맞은 격으로 투자심리가 냉각
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들은 다소 차분한 매매패턴을 보였다.

증권 투신 등은 선물이 고평가를 보이자 적극적인 프로그램매수(선물매도
현물매수)에 나섰다.

대우증권의 최승용 주식운용과장은 "기관투자가들은 외부변수보다는 국내
수급상황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며 "당분간 순매도와 순매수를 되풀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5백4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외국인들은 이날 소폭의 순매도를 보였으나
의외로 담담한 반응이었다.

ABN암로 아시아증권의 송동근 이사는 "클린턴 대통령이 탄핵을 회피하기
위해 이라크공격을 감행했다는 시각도 있어 엔화가치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
한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이사는 "최근 외국인은 국내 주가오르내림에 따라 철저한 저가매수와
고가매도의 양동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휴가도 다가오고 있어 더욱 그렇다는 설명이다.

<>향후 증시영향 =이번 공격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강세(엔화약세)와 유가상승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렇되면 수출경쟁력약화 등 국내 경기회복을 가로막는 걸림될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삼성증권의 김군호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에는 일시적
인 돌발악재 정도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하락추세가 지속되고 고객예탁금증가가 지속된다면 전쟁악재도 그만큼
희석될 것이란 얘기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