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발행시장의 꽃이라고 불리는 기업공개가 "바닥 상태"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공모주 청약기회를 잡기 어렵게 됐으며 동시에
기업입장에선 "상장법인의 꿈"을 이루기 힘들어 진 것이다.

공개를 추진하는 기업은 유가증권인수규정에 따라 주간증권사를 통해
공모주 청약예정일을 기준으로 3개월전에 공개일정을 제시해야 된다.

따라서 금년도분 기업공개 물량은 사실상 이미 확정됐다.

IMF한파에 시달린 올해 기업공개 실적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에 공개한 제일기획의 52억4백만원어치 공모주 청약이 지금까지의
유일한 실적이다.

앞으로 남아 있는 것은 10월 15,16일 청약을 예고해 놓은 하이트론씨스템즈
의 1백43억7천8백만원어치와 11월 예정의 자화전자 1백47억4천3백만원어치가
전부다.

결국 금년도 공개실적은 3개사 3백43억원어치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된다.

공개실적이 4백억원에도 미달한 것은 지난 85년(3백50억원)이후 처음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모두 23개사가 기업을 공개, 상장회사의 꿈을 성취했다.

공모주 청약규모는 4천7백92억원어치였다.

이처럼 기업공개가 실종되다시피 한 것은 기본적으로 주식유통시장의
수급상황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증시침체가 거듭되자 공개에 관심이 있는 기업조차 공모주 청약에서
"제값"을 받기위해 공개 시기를 가능한 한 늦추고 있다.

여기에 IMF 영향으로 기업실적이 악화됨에 따라 증권사들이 기업의
공개주선을 기피함으로써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D증권사 관계자는 "기업운명을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IMF시절에
선뜻 책임지고 공개를 주선할 만큼 간 큰 증권회사는 없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공모주 신규상장후 2개월동안은 시장조성(발행가유지)을
책임져야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엄청난 자금부담을 지게 된다.

한편 증권감독원이 기업공개 요건을 너무 엄격하게 만들어 놓은 것도
IMF한파와 겹치면서 발행시장을 더욱 위축시켜 놓았다.

증감원은 기업공개수요가 비교적 많았던 지난 96년에 공개요건을
강화시켜 놓았다.

실례로 자산가치 기준의 경우 주당 7천5백원 이상이었으나 이때
1만5천원 이상으로 높였다.

IMF이후 가뜩이나 기업들의 재무지표가 하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지난 96년의 강화된 요건을 지키려다보니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증권사 인수부 담당자들의 주장이다.

이처럼 기업공개가 시들해지자 일반투자자들의 공모주청약자금도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있다.

작년말에만해도 2천2백11억원에 달했던 증권금융의 공모주청약예금 잔고가
올9월말 현재로 4백12억원으로 격감해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내년 10월부터는 일반인에 대한 공모주식 배정분(현재
청약공모주식수의 20%)도 완전히 사라지게 돼 청약예금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 양홍모 기자 y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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