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폭 성장세를 보였던 세계반도체시장이 올해 들어 아시아금융위기의
여파로 다시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가격하락과 수요감소가 맞물려 이미 지난 5월까지 4%정도가 줄어들었다.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내년 하반기께나 가능할 전망이다.

최근 들어서는 국내 반도체업계를 중심으로 64메가D램제품의 감산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이 제품에서 자신감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충분한 생산능력과 수율을 확보하고 있어 시황만 좋아지면 언제든지 생산을
늘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감산은 1위그룹이 주도하는 것이다.

지난 90년 일본의 도시바를 선두로 1메가D램제품의 감산이 이뤄졌고
97년에는 16메가D램에 대해 일본이 감산에 들어갔었다.

이번에는 한국이 먼저 감산에 돌입했다.

그러나 감산은 일시적인 수급안정을 꾀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과잉설비로 인한 공급과잉은 투자축소로 해소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올해 메모리시장의 70%이상을 차지하는 한국과 일본이 설비투자를
각각 50%, 21%씩, 기세등등했던 대만도 10%를 줄일 계획이다.

설비투자 축소의 효과는 오는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메모리반도체업계에는 생존게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2000년 들어서는 투자능력이 있는 4~5개업체만 살아남는 과점시장
이 형성될 전망이다.

현재 64메가D램 가격은 9달러선에 머무르고 있다.

하반기에는 7달러를 밑돌 것으로 보이며 이 정도 원가를 맞추지 못하는
업체는 메모리시장에서 자연스레 퇴출될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 이미 세계 7위의 메모리반도체 생산업체인 미국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사가 메모리사업을 포기했고 일본의 후지쯔와 대만의
에이서가 메모리사업철수와 축소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차세대제품인 2백56메가D램 라인 하나를 건설하는데 25억달러가
들어간다.

지난해 기준으로 D램매출액이 25억달러가 넘는 회사는 삼성과 일본의 NEC,
TI와 합병하는 미국의 마이크론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주식투자는 생존가능성이 확실해 향후 과점시장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 반도체 업체를 겨냥하는 것이 유리할 것 같다.

<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bsjeon@securities.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6일자 ).